그냥 도망가서 미안하다.
잡아주길 바란 마음도 있었지만
잡지 않으면 서운할 것 같아서
다 던지고 도망갔다.
솔직히 말해 잡을 것 같아서 도망간거다.
우는모습을 보여준 것은 감동이었다.
머리 속에 또렷하게 남았으니
보고 싶을 때마다 사진삼아
꺼내서 떠올리면 될 것 같다.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고
뒤통수 쳐서 미안하고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거짓말은 안 했으니 용서해 줘라.
솔직히 기다렸으면 좋겠다.
기다리다 잡으러 와서 또 도망가는 짓이라도 하고 싶다.
잘 웃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 좋겠지만
나 때문에 맨날 울고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길 바래도 본다.
아니다... 아픈 건 내가 할테니까 넌 좋은 것만 해라.
이건 분명히 하자. 언제 또 받아달라고 할 지 모른다.
그때 가서 꺼지라고 하든 저쪽가서 찌그져 있으라고 하든
그건 니 맘대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