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토크 > 525번글

일상토크

근무 중 할일이 없어 뻘소리..
로금

오늘 아침에 출근하기 전 집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갑자기 들리더군요

"저기요.. 죄송한데요..."

돌아보니 아담 귀염 애교 스탈 여자분이 절 애처롭게 부르고 있더군요

물고 있던 담배를 던져버리고 최대한 멋있는 모습으로 대답했죠

"무슨일이신가요 아름다운 숙녀분!"(이랬으면 상황종료 였겠죠ㅡ.ㅡ)

"예?"

"정말 죄송한데요 제가 팔이 안 닿아서요.."

그 여자분은 텅 비어있는 대형일반폐기물 수거통 커버를

세 손가락으로 잡고 쩔쩔매고 계셨습니다

안에 들여다보니 갈색 봉투가 떨어져 있더군요

"제가 저걸 실수로 빠뜨렸는데..."

제기랄 잘못걸렸네요 ㅠ

그래도 어쩝니까 제가 안 도와드리면 그 분은 출근시간 내내

쓰레기통만 붙잡고 계실 태세였습니다

그런데... 제 팔 역시 결코 길지가 않습니다 ㅠㅠㅠ

까치발을 들고 냄새나는 쓰레기통에 고개를 처박으니

손가락 두개가 봉투에 닿습니다

어...어어.. 어!!!

손가락 두개고 봉투를 집다가 내용물이 와장창~~

아침부터 재수 옮붙었네요

이젠 제 책임이죠

쓰레기통을 앞으로 약 30도 가량 기울이니

지갑이나 전화기가 들어있을법한 파우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요.." 별로 웃을기분은 안났지만 억지로 웃어드린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분 아직도 거기 서 계시네요 

"더 꺼내셔야 하나요?"

"아니요 우산이 저기 있는데 저건 그냥 버릴께요ㅠ"

다시 쓰레기통과 씨름할 마음이 1도 없었던 전 그냥 도망쳤습니다

그 여자분은 우산이 아까웠겠죠 그래도 할 수 없죠

우산을 꺼낼 여건이 안됐으니까요...

우산을 잃은 것이 아깝고 슬프더라도 누굴 탓 할순 없습니다

애초에 봉투를 빠트린게 잘못이죠.. 네.. 그렇습니다...



썬이댓글2021-07-03 05:48:29수정삭제
그래도 아침부터 좋은일 했다고 생각하세요
로금댓글2021-07-03 07:02:35수정삭제
@썬이우산도 집어드릴걸 아쉬어요
아아니다댓글2021-07-03 06:12:07수정삭제
칭찬합니다!!! 선행

칭찬스티커 뙁!!!ㅋㅋㅋㅋㅋ
로금댓글2021-07-03 07:02:53수정삭제
@아아니다감사감사합니다
노펀트댓글2021-07-03 06:35:05수정삭제
그래도 아담 긔염이라 조금은 힘이 나셨겟어요ㅎㅎ
로금댓글2021-07-03 07:03:57수정삭제
@노펀트아담귀염도 좋은데 쓰레기통을 끌어안고서리...
노펀트댓글2021-07-03 09:20:14수정삭제
@로금ㅋㅋㅋㅋ더이상 쉴드불가네요
Y☆P댓글2021-07-03 10:52:36수정삭제
오..! 친절한 사나이


더운데 쓰레기통 냄시나..

늘어나라
가젯트팔
로금댓글2021-07-03 11:17:54수정삭제
늘어나라 가젯트 팔(x) 삑~~
나와라 가제트 만능 파알~~(ㅇ) 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