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수는 흔하게 보이는 고졸지명선수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언론은 이제 막 피어나는 유망주를
벌써부터 한국야구의 대들보로 만들어버렸고
코칭스탭은 몇십년에 한번 나오는 선수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해설위원들은 드디어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타입의
선수가 등장했다면서
대견한 후배를 싸고 돌았습니다
지나친 관심은 언제나 독이 되는 법이죠
한국이 낳은 천재 유격수는 실책을 남발했습니다
입단 시 자기만큼 관심을 받지 못한 동기는
페넌트레이스 우승, 한국시리지 우승 주전유격수를 거쳐
국가대표를 제집 드나들 듯 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이 악물고 버텼습니다
버티고 버티다 결국 입대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난생 처음 성인국가대표팀에 발탁됩니다
그것도 병역 면제 코스인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요
그런데 그 대표팀 감독은 온 국민의 욕을 다 먹다 못해
국회 청문회까지 끌려갔습니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왜 그 선수를 뽑았냐입니다
감독은 열심히 변명했지만 야구팬들은 듣지 않았어요
저거 돈이라도 받아먹은거냐고 수근댔습니다
감독도 감독이지만 선수 본인은 얼마나 비참했을까요
시간이 흐르고 도쿄올림픽 대표팀을 뽑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 선수는 생애 두 번째 성인대표팀에 발탁되는 기쁨....
도 잠시 , 아직도 죽지 않은 비난을 맞아야 했습니다
"선수를 발탁하는데 실력이...."
이제 막 태어난 아기들과 아기 엄마를 무슨 낯으로 봤을까요?
그러나 그 선수는 역시 한국야구의 영웅이었습니다.
2021년 7월 29일 도쿄올림픽 야구 예선 B조 1차전
그 선수는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전,
3타수 1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게임을 폭파시켜버립니다
오늘 게임을 지배한 그 남자가 누구일까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xx 오지 환입니다!!!
꼬꼬마때부터 10년 넘은 애증으로 범벅이 된 오지환선수의
올림픽경기 홈런장면을 지켜보는 심정이라니요 ㅠㅠ
오늘 경기는 하여간 오씨들이 날라다니네요
오지환 동점홈런 역전2루타
오승환 블론세이브 후 승부치기 무실점 마무리 ㅋㅋ
벅차오는 감동에 둬척이다 몇 줄 써봅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