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정치경제를 담당하시던 30대 중반의 여 선생님이 있었지요.
근데 이 선생님, 남고에서만 십 년을 보내서 그런지
천성이 그런지 부끄럽도 없고 농도 타지 않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졸다가 화들짝 깨서 한다는 말이,
"얘덜아 미안... 내가 오늘 그날이라, 호호호!!" ^0^
또 수업 시간에 졸던 아이덜이 걸리면,
"이 자식! 또 어제 이불 밑에서 나쁜짓 했구나. 맞지?"
이러시던 선생님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에 "선인장" 화분이 하나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 선인장이 신기하게도 꼭 머처럼 생겼더군요.
약간 울퉁불퉁한 것이... [ 다들 아시겠죠 ㅇㅁㅇㅎ? ]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정치경제 시간이 왔습니다.
선생님, 못 보던 선인장을 발견하고 선인장 앞으로 갑니다.
그때 우리 반 악동 녀석들의 장난기가 발동했지요.
"선생님, 그거 꼭 머 같지 않아요? 키키킥..."
"똑같죠 선생님? 아실려나 선생님 댁에...헤헤."
자식덜 좀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에야 선생님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어 은근히 모두들 기대하고 지켜봅니다.
"글쎄...그거와 닮았나?"
태연스레 선인장으로 다가선 선생님...
선인장을 요리조리 살살 계속 어루만지는 듯한 포즈를 취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내뱉은 엽기적인 한마디...
"커져라! 커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