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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현행 미군 전시 의료 체제에 관한 정보는 검색을 통해 쉽게 접하실 수 있으니
최신 군사 / 안보 이슈와 트렌드만을 다루는 OO OOO OOO에서는
미국 의무 지원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미 육군 공식 매거진
Army Sustainment 에 실린 한 글을 집중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육군 야전 병원과 원정 의무 (Army Field Hospital & Expeditionary Hospitalization) ' 은
2018년 3분기 Army Sustainment 지에 실린 기사 중 하나로
다영역 전투 (Multi-Domain Battle) 에 발맞춰 전투 지원 병원 (Combat Support Hospital) 을
원정 의료 서비스와 병상 제공이 가능한 야전 병원 (Field Hospital) 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글입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이동식 수술 병원과 후송 병원 개념과 통합된
전투 지원 병원 (CSM) 은 오늘날까지도 미군 의무 지원 체계를 담당하고 있다고
JRTC 소속 마이클 F. 라바르퀘 육군 중령과 마이클 A. 혼스베르거 육군 대위가 말합니다.
하지만 미군과 근접한 수준의 적 - 예를들면 중국과 러시아 - 의 등장은
미군은 다영역 전투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키게 강제하였으며
공중, 해상, 지상, 사이버, 우주 영역에서의 교전을 수행하기 위해
육군은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원정 병력을 파견하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따라서 미 육군 의무부 (AMD) 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2017년 초부터 CSH를 야전 병원 개념으로 발전시켜
다영역에 걸친 준 독립적인 작전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으며
극초기 치료, 급속 조치형 소생 치료 그리고 수술 및 수술 후 처치에 중점을 두도록 지시합니다.
이러한 소요에 따라 나온 식상한 - '야전 병원' 개념은
NATO의 2-강화형 의무 제공 시설과 미 공군의 원정의무지원시스템 (EMEDS) 은 물론,
해군의 원정의무부대 등의 유사 체계를 모티브로 삼아 발전시킨 결과물 입니다.
식상하고 고리타분한 이름에 비해 최신 군 의료 체계의 총본산인 느낌이 나죠?
야전 병원 개념이 도입 되기 전의 개념인 CSH 는
NATO 분류상 3형 의무 시설로, 독일의 란트슈틀 전역 의무 센터와 같은
4형 의무 시설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일선 병사들이
해당 시설에 도착하기까지 부상을 안정화하고 후송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즉, 4형 의무 시설의 치료가 불필요한 수준의 부상자는
트리아지, 초기 처치, 통상 외래 진료, 입원자 회복, 약제,
임상 검사, 혈액 공급 및 관리, 방사선 및 물리 치료, 의약 군수품 조달,
긴급 및 필수적 치과 진료 서비스, 구강 및 상악안면 수술, 부대 영양 관리
그리고 환자 행정 처리를 포함하는 사단급 3형 의무 시설인 CSH에서 담당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방대한 의무 서비스를 사단급 의무 부대에서 수행한다는 것 자체도 대단하죠?
이 CSH는 2개 중대, 도합 248개의 다양한 종류의 병상이 편제되어 있고
이는 NATO 분류법에 따라 3형 의무 시설로 분류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선과 더 가까이에서 더더욱 강력한 의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형 의무 시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의 3형 의무 시설로 개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2형 의무 시설은 여단급에서 운용하는 의무 시설로
최전선 작전 부대인 1형 의무 시설 (사실상 대대, 중대, 소대 및 전투 군의관과 의무병) 에서 후송된 부상자를
처치, 소생, 후송 하는 수준이며 수술을 포함한 고등 의료 행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경상자가 아닌 이상 2형 의무 시설의 목표는 중상 환자를 안정적으로 상급 의료 기관에 인계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부상자의 사망률 및 회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MEDEVAC / CASEVAC 개념의 발달로 1형 -> 2형 시설 후송 과정에서
중상자의 사망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 또한 적대적 요소 (적, 환경, 제약 등) 에 의해 방해 받을 확률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고
비정규전 중심의 대테러전이 아닌 정규군간의 전면전에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 분명하며
이것이 상급 의료 시설이 전선과 더더욱 가깝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배경이라 판단됩니다.
따라서 다영역 전투의 핵심인 안전한 통신과 대량의 기동 자산을 이용해
야전 병원을 완전한 모듈식 의무 부대로 구성 한다는 파격적인 개념을 도입하기에 이릅니다.
즉, CSH가 야전 병원 개념으로 전환됨에 따라, 2개 중대 248개의 병상이라는 경직된 편제 대신
2개 야전 병원이 각각 32개의 일반 병상을 운용하게 되며
추가적으로 수술 및 수술 후 처치 병상 24개와 중환자실에 해당하는 ICU 병상 124개가
3개의 모듈로 나뉘어 (32-32-60) 편성됩니다.
이러한 야전 병원의 모듈식 3형 의무 시설 편제는 각 여단의 작전 소요에 맞춰
휘하 여단 및 여단 전투단 소속 2형 의무 시설로 증강 될 수 있으며
이는 군사적인 공격과 방어 뿐만 아니라 안정화 및 대반란 작전과 원정지 사회 지원이 혼재된,
극도로 혼란스러울 다영역 전투에서 발생하는 의무 소요를 감당하기 위함입니다.
그것도 전선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말이죠.
종합하자면 CSH의 역할을 대체하는 야전 병원 개념은
기본적으로 병상 200개 이상을 보유한 사단급 3형 의무 시설로 분류되기에
수술 및 수술 후 처치와 같은 고등 의료 행위를 투사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은 유지하나,
모듈화를 통해 사단급 의무 서비스를 여단급 작전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보다 조금 더 전선 지향적인 형태를 띄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미 육군은 이러한 야전 병원 개념의 도입을 두고
'다재다능하고 민첩하고 원정형 의무군' 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으며
이는 최소 2개 이상의 교전 지대 및 지역에서 고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던 CSH 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전투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이런 멋진 개념을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미군이 아닙니다.
모듈식 야전 병원 개념은 2017년 초에 제기되었음에도 (소요는 그 전부터 있었습니다.)
2017년 11월에 교리 연구를 끝내고 테스트 단계에 돌입하는 엄청난 속도를 과시하며
시험 부대로는 제627의무센터와 제1의무여단 휘하 제10야전병원을 선정하기에 이릅니다.
먼저 제627의무센터는 32병상 기준의 모듈식 야전 병원으로 개편된 직후
주둔지인 콜로라도 포트 카슨에서 약 1,600km 떨어진 루이지애나 포트 포크에 도착해
72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3형 의무 시설 전체를 100% 가동하는데 성공하며
야전 병원 개념의 신속성, 유연성 그리고 급속 전개 능력을 유감없이 증명했습니다.
제10야전병원은 한술 더 떠서 제4보병여단전투단 휘하 2대대가 실시한
14일간의 야전 훈련 시작과 동시에 FOB 워리어에 긴급 전개되어 제4보병여단전투단 소속
2형 의무 시설 (중대급) 과 합동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우 실전적인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배치 첫 24시간동안 2형 의무 시설에서 인계 받은 52명의 중상자를 처치함은 물론,
이후 7일간의 훈련에서 242명의 부상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중 12명만이 부상으로 인한 사망 (DOW) 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실증을 끝마칩니다.
12명의 DOW 인원 중 9명은 전술 말단 제대에서의 후송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었기에
야전 병원 개념은 꽤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총 14일간의 훈련 중 고작 절반이 지났을 뿐입니다.
모듈 구조의 실효성의 검증하기 위해 대부분의 제10야전 병원 병력은 훈련장을 중지했고
오로지 초기 처치 병상 6개로 구성된 수술 전용 모듈을 여단의 2형 의무 시설에 배속시켜
하위 제대의 의무 서비스를 실제로 강화시킬 수 있는지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분할 배치 이후 72시간동안 약 50여명의 중상자들에게 수술 및 수술 이후 처치를 제공하기에
사단급인 3형 의무 시설 전체의 물자 및 인력 지원 없이도
효과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2-강화형 의무 시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이 증명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인 수술 모듈 덕분에
훈련 종료 3일 전 다시 투입된 다른 제10야전병원 소속원들은 꿀맛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든 중상자가 3형 의무 시설과는 훨씬 멀리 떨어진 최전선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3형 의무 시설로는 어떠한 중상자도 인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제10야전병원의 성공적인 실증은 야전 병원 개념 도입에 불을 지폈으며
2019년 3분기까지 미 육군 소속의 모든 CSH를 제10야전병원과 같은 형태로
완전히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미군의 최신 군 의무 지원 체계 변화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선진화된 군 의무 지원 체제 개발과 도입 그 자체도 대단하지만
이를 교리화, 체계화 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시험하는 프로세스 또한
우리 국군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끝마칩니다.
우리도 무기도입에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병사들에 대한 인식과 부족한 군의료체제를 바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