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는 폐기종, 만성기관지염, 소기도질환 등이 포함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주요 증상 세 가지는 기침, 가래(객담), 몸을 움직일 때의 호흡곤란(운동성 호흡곤란)이다. 특징적인 증상은 운동성 호흡곤란이다.
이 병을 앓는 사람은 쇼핑 카트를 밀거나, 러닝머신(트레드밀)에서 걷거나, 휠체어를 미는 등 팔과 어깨를 들지 않고 하는 일엔 익숙하다. 하지만 팔과 어깨를 쓰는 일에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일이나 운동을 할 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만성폐쇄성질환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이밖에 탄광 작업, 대기오염, 유전, 간접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자는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심혈관 기능 및 운동 능력을 높이는 호흡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최근엔 새로운 약물이 등장해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햄 캠퍼스(UAB) 의대 연구팀은 염증(제2형 염증)이 심한 만성폐쇄성질환이 신약 두필루맙에 빠르고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단일클론항체 두필루맙의 두 번째 제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다.
제2형 염증은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 사이토카인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이다. 인터루킨은 주로 백혈구 등의 세포에서 나오는 단백질이다.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에 속한다. 면역 반응, 염증 반응, 혈액계 세포의 발생, 상호작용 및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도 점액의 과도한 분비, 용종의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의 수리아 바트 박사(폐알레르기 중환자 의학과 석좌교수)는 “이 단일클론 항체는 COPD의 임상 결과를 개선한 첫 생물학적제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6월에 COPD에 대한 두필루맙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만성폐쇄성질환 환자가 두필루맙 투여 시작 12주 후 위약으로 치료받은 성인 환자보다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확률이 훨씬 더 낮고, 폐 기능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효과는 52주 시험 기간 내내 지속됐다. 이상사례 발생 건수는 대조군(위약군)과 비슷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약 20~40%는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아져 제2형 염증을 일으키며 증상이 나빠질 확률이 높다. 듀필루맙은 이미 최대 흡입 치료를 받고 있는 제2형 염증 및 악화 위험이 높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증상 악화를 막고 폐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필루맙 투여군 470명과 위약(가짜약) 투여군 465명에 대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환자 나이는 40~85세였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폐 기능이 갈수록 떨어지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 기능을 개선하고 증상 악화를 줄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 질환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다. 국내 40대 이상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약 13%로 추정된다. 이 병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키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일반인의 3~10배나 된다.
이 연구 결과(Dupilumab for COPD with Blood Eosinophil Evidence of Type 2 Inflammation)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