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먹는 음식 맛이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영국 옥스퍼드대 실험 심리학자인 찰스 스펜스 교수는 비행기에서 먹는 음식 맛이 떨어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특정 환경과 소리가 미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그는 “건조한 기내 공기, 낮은 기내 압력, 결정적으로 시끄러운 엔진 소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비행기에서 먹는 음식이 미각에 미치는 영향을 영국 매체 ‘더선’에 소개된 내용으로 알아본다.
건조한 공기 및 낮은 기내 압력, 단맛과 짠맛 민감도 30% 감소시켜
2011년 독일 프라운호퍼 건축물리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건조함과 낮은 기내 압력은 짠맛과 단맛에 대한 미뢰의 민감도를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행기를 타고 있는 동안에 느끼는 음식의 맛은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행기 내의 낮아진 압력이 혈중 산소포화도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일부 후각 및 미각 수용체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낮은 기압에서는 감귤류의 풍미 또한 떨어진다. 반면 쓴맛과 신맛은 영향을 덜 받는다.
미국 뉴욕대 영양 및 식품학 리사 영 교수는 기압 뿐 아니라 기내의 낮은 습도 또한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조한 공기로 인해 맛을 구별하기가 더 어렵다”며 “후각이 감소해 음식 맛이 어떻게 느껴지는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시끄러운 소음도 맛과 냄새, 알코올 인지에 부정적 영향
스펜서 교수가 2017년 국제 미식 및 식품 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시끄러운 배경 소음이 맛, 냄새, 심지어 음료에 들어있는 알코올 함량에 대한 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85dB의 비행기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 참가자들은 단맛은 덜 달게 느끼고 감칠맛은 더 크게 느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펜스 교수는 “이것이 바로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소음 차단 기능을 갖춘 헤드폰)을 착용하면 음식과 음료의 맛이 더 좋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끄러운 소음에 더해 비행 중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 사람이 아닌 좌석 등받이를 마주보고 식사해야 하는 환경, 플라스틱 식기가 비행 중 식사 경험을 덜 유쾌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