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성행위는 요통(추간판탈출증, 일명 허리디스크)을 악화시킨다고 믿는다. 허리에 문제가 있으면 성 생활이 끝난 것으로 체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심각한 척추 외상이나 질환이 아니라면 허리가 아픈 요통 환자일수록 성생활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요통환자라도 성행위를 하기 전에 워밍업을 충분히 하고 조심한다면, 성행위가 부부관계의 친밀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성행위, 허리 근육강화
‘허리가 약하면 남자 구실을 못한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부부생활을 이야기할 때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허리 건강. 때문에 평소 허리디스크로 요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 척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요통환자의 96%가 요통이 있을때 ‘성관계는 허리병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더 느끼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요통환자 대부분이 성생활을 꺼리고 있으며 담당의에게 성생활을 해도 괜찮냐는 질문조차 쑥스러워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성생활로 인해 발생하거나 더 악화되는 것이 아니다. 허리디스크는 ‘벨트 라인’ 이라고 할 수 있는 제 4-5요추 간 혹은 제 5요추-제1천추 사이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그러나 이 부위에 디스크가 생겨서 신경에 장애가 생긴다고 해도 성 행위와 관련되는 신경분포와는 다르기 때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적당한 성행위는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을 준다. 척추는 모두 33개의 뼈와 디스크로 연결돼어 있으며 그 주위를 인대와 근육이 감싸고 있다. 이 조직들은 척추의 각 마디를 연결하고 지지하면서 우리의 몸을 지탱한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대부분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많이 보이는데 이 때문에 디스크 한쪽으로만 압력이 누적되는 경우가 많고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근육중에서 특정부위만 사용함에 따라 다른 쪽은 근력이 떨어져 허리가 약해지는 일도 흔하다.
이럴 때 성행위를 하면 ‘허리 신전운동’(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과 ‘골반들기운동’ 등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운동들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허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척추 및 주변 조직들이 골고루 움직여 자연스럽게 허리 강화 효과가 발휘된다. 추간판 탈출이 심하지 않을 경우 허리를 적당히 뒤로 젖히는 체위는 척추의 후종인대가 추간판을 안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