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약물 성분인 세마글루티드의 약효를 4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평균 체중은 10%, 허리둘레는 3인치가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장건강도 좋아지는 부수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비만회의(ECO)와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동시 발표된 다국적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세마글루티드는 사람의 호르몬 수치를 조절하여 식사 후 혈당 수치를 낮추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연구진은 41개국의 804개 지역에서 당뇨병이 없는 1만7600명 이상의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2가지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는 세마글루티드의 장기적 체중감량 효과를 추적했다. 두 번째는 심장건강 이점을 조사했다. 이들 임상시험은 2018년 10월~2023년 6월 4년 이상 진행됐다.
첫 번째 임상시험 결과는 모든 인종, 연령, 체형의 남녀가 세마글루티드 투약을 통해 지속적인 체중 감량을 달성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매주 1회 세마글루티드를 주사한 성인의 절반 이상이 2년 후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체질량지수(BMI) 항목이 감소한 반면 위약 주사군은 16%에 그쳤다. 또 건강한 상태인 BMI 25 이하에 도달한 비율이 세마글루티드군은 12%인 반면 위약군은 1%에 머물렀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체중이 더 많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아시아인은 다른 인종보다 평균적으로 체중이 덜 감소했다.
2년 후 세마글루티드군의 비만 환자 비율은 71%에서 43%로 감소했다. 위약군은 72%에서 68%로 감소했다. 이러한 체중 감소는 큰 부작용 없이 이뤄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두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세마글루티드가 원래의 체중이 얼마 나갔던 또는 체중을 얼마나 줄었던 것에 상관없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적 가벼운 비만인 사람이나 체중 감소가 적은 사람도 여전히 세마글루티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의 일원인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UCL)의 존 딘필드 교수(심장학)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세마글루티드의 치료 효과는 얼마나 많은 체중을 줄여주는가에 상관없이 해로운 체지방을 줄여주는 것 외에도 심혈관 위험까지 낮추는 다른 작용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대체 메커니즘에는 혈당, 혈압 또는 염증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뿐 아니라 심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도 포함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