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주는 기적의 약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체중감량 효과를 안겨주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 외모적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얼굴살이 쏙 빠져 마치 해골처럼 보이는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에 이어, 이제는 오젬픽 엉덩이( Ozempic Butt) 인증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제스 로렌은 지난 봄, 뚱뚱했던 몸의 살을 빼기 위해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이 일환으로 오젬픽 주사를 맞았다.
체중감량 전 227파운드(약 103kg)에 육박했던 로렌은 살은 많았지만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오젬픽 주사로 75파운드 이상(약 34kg)을 감량한 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충격을 받았다. 탱탱하고 풍만했던 자신의 엉덩이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납작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로렌은 “수영복을 입어보니 ‘유령 엉덩이’, 온라인에서 ‘오젬픽 엉덩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됐더라”고 말했다.
오젬픽은 주사 펜으로 제공되는 노보노디스크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항상 같은 날에 허벅지, 팔뚝 또는 복부 피부 아래에 주사한다. 드라마틱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 비만 환자들에게도 쓰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기 위해 처방전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오젬픽은 뇌에 배가 부른 것을 알려주는 자연 발생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을 억제하고 빠른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오젬픽 엉덩이’는 제2형 당뇨병 주사의 비공식적인 부작용으로, 엉덩이 살이 푹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오젬픽 사용자만 처진 엉덩이 현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약물을 사용해 살을 뺀 사람들도 엉덩이의 탄력이 사라졌다는 경험담이 계속 나오고 있다. 엉덩이 뿐 아니라 푹 꺼진 눈, 푹 꺼진 볼, 처진 피부 등 많은 사람들이 ‘오젬픽 페이스’를 겪고 있다.
미국 테네시 사는 25세 엄마 알렉수스 브룩셔도 2023년 5월 오젬픽을 시작한 이후 102파운드(약 46kg)를 감량한 것에 감사하지만 빠진 체형에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있다. 브룩셔는 “원래 탱탱했었는데 납작해진 내 오젬픽 엉덩이가 싫다”며 “스쿼트와 런지 등 따로 운동을 해서 엉덩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젬픽 엉덩이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엉덩이를 탱태하게 만드는 헬스뷰티 부업도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크리스 부스타만테 박사는 “최근 오젬픽을 맞은 사람들이 사무실로 몰려들어 처진 엉덩이 모양을 바꾸고 싶어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을 엉덩이에 이식하는 엉덩이 리프트 시술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엉덩이 지방이식 리프트 시술은 비용이 1만5000달러(2천만원 이상)가 들고 감염, 신경 손상 및 사망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 위험이 따른다.
한편, 오젬픽의 일반명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인크레틴 모방 물질로 알려진 약물 계열의 일부다. 이 약은 혈당 수치가 높을 때 췌장이 충분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한다. 오젬픽은 오래 지속되고 효과적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로 작용한다. 즉,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더 적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체중이 감소하면 피부를 늘리고 쿠션 역할을 하는 지방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과적인 변화와 수축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젬픽을 사용한 후에는 △주름 생성과 같은 노화 징후 증가 △지방 손실로 인한 피부 처짐 현상 △얼굴 골격이 드러나는 외모 △신체가 지방을 축적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 이영양증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