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계획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의 시작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의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꽃가루, 곰팡이와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 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자극 부위로 비만세포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IgE 항체를 매개로 하는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이를 분비하는 다양한 매개물질에 의해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IgE는 항체단백질의 하나로, 천식이나 화분증(꽃가루가 점막에 접촉해 생기는 알레르기 질환), 아나필락시스 반응(과민증반응) 등에 관여한다. 비만세포 등에 친화성을 가지므로 이들에 부착된 IgE 항체와 그것에 대응하는 항원이 반응하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봄이 되어 다양한 종류의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가 심해져 발작적인 재채기, 가려움, 코막힘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팔다리 통증이나 탈모와 같은 증상 또한 관련이 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영국 일반의 토마스 매튜 박사는 “아기 때 우리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꽃가루에 점차 노출되어 IgE라는 항체가 만들어진다”며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의 경우 꽃가루가 이 항체 수치를 과하게 높일 수 있으며, 이는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예상치 못한 몇 가지 증상을 영국 매체 ‘더선’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천명음
천명음은 공기의 통로인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기도 내벽이 부어 기도가 좁아진다. 이렇게 되면 산소가 통과할 공간이 줄어들어 숨쉬기가 더 어려워지고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얼굴 및 치아 통증
매튜 박사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우리 몸에서는 하루에 1~2리터의 점액이 생성된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두 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점액이 많아지면 두개골에 존재하는 부비강이라는 작은 빈 공간에도 점액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힌다. 이는 뺨, 눈 밑, 윗니 부분의 안면에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과도해진 점액이 부비강을 가득 채우면 현기증이 나고 몽롱함이 드는 등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매튜 박사는 설명했다.
△피부 문제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은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매튜 박사는 “히스타민이 피부 전반에 가려움을 유발하고, 피부의 비만세포가 불안정해지면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히스타민이 과잉될 경우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부종과 가려움이 생긴다.
△복부팽만감
매튜 박사는 이렇게 성가신 비만세포가 소화기관이나 장 내벽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장이 붓고 과도한 점액이 생성되며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부팽만감은 지속적인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유발되는 스트레스와 약물의 증상일 수도 있다.
△관절 통증
류마티스 관절염과 알레르기 비염 모두 면역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면역계가 관절 주변 조직을 잘못 공격하며,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꽃가루와 같은 알레르겐에 과잉 반응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만, 두 가지 모두 염증을 유발한다. 매튜 박사는 “알레르기 비염은 관절염이나 관절통과 같은 다른 만성 염증성 또는 자가면역 질환의 갑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경험하는 불편한 증상으로 통증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혹은 천명음이나 재채기에 대한 이차적인 반응으로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매튜 박사는 “염증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신체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해 피로, 전반적인 불쾌감, 근육통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탈모
알레르기 비염이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다. 매튜 박사는 “비만세포는 모낭 주위에 모이기도 하며, 염증 반응이 유발될 경우 모낭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머리나 피부의 모발이 빠지고, 염증이 지속되면 새로운 모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면증과 집중력 저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을 경우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다음 날 머리가 멍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연쇄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매튜 박사에 의하면, 기도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 오르면 밤에 자는 동안 폐와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면 시간은 충분했더라도, 수면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 낮아진 수면의 질로 인해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고, 뇌의 전전두엽에 에너지가 부족해 인지적으로 예리함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