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관절 꺾기는 남자들이 흔히 하는 습관 중 하나다. 관절을 꺾어 뚝 소리가 나면 묘한 만족감을 얻는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는 이 행동이 왜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는 것일까.
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사실 딱딱한 소리가 아니다. 관절낭 내부에는 기포(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가 있는 윤활액이 있다.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의 척추 지압사인 매튜 카바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과의 인터뷰에서 “관절 캡슐을 운동 범위의 끝까지 늘리면 거의 진공 상태가 된다”며 “관절 캡슐의 조정이 완료되는 속도로 인해 관절 내부의 기포가 빠르게 용해된다”고 말했다.
단지 기포가 없어지는 것인데 왜 만족스러운 걸까. 척추 정형외과 의사인 로제 멜리키안은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론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관절 주위의 신경 말단을 자극해 통증을 감소시키고 엔돌핀을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리학 이상으로 심리적인 측면도 작용한다. 관절을 꺾는 행동은 습관적인 의식이 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화돼 위약 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
습관적인 관절 꺾기는 관절염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습관성 관절 꺾기와 손 골관절염의 존재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목이나 척추와 같이 큰 관절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이 부위는 복잡하고 잘못 다루면 부상을 입거나 두통, 팔다리 저림, 현기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경추 조작은 동맥 박리 또는 내부 동맥벽의 찢어짐과 관련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카바나는 “힘을 너무 주거나 관절을 잘못된 방향으로 꺾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손가락은 비틀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부러지는 것이다. 비틀어서는 안되는 관절을 비틀면 인대에 무리가 가해져 관절에 외상을 주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