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의 주범이라 알려진 해산물이 아님에도 극심한 배탈을 일으키는 음식이 있다. 바로 채소, 과일 등으로 구성된 샐러드다. 흔히 생으로 먹는 채소나 과일은 세척이 미흡하거나 잘못 보관하면 식중독균 감염 위험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병원성 대장균 등에 오염돼 식중독을 일으킨 음식 중 41.8%는 채소류였다. 병원성 대장균은 동물의 장내에 서식하는 대장균으로 장세포에 들어가거나 독소를 생성해 식중독을 유발한다. 복통, 구토, 설사,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채소나 과일의 균을 가볍게 여길 순 없다.
채소·과일 식중독 피하려면 꼼꼼한 세척하고 실온보관 피할 것
채소나 과일에 의한 식중독을 막으려면 꼼꼼한 세척이 중요하다. 채소나 과일 등을 기를 때는 지하수나 하천수가 쓰인다. 이 물이 분변, 축산 폐수 등에 오염되면 식품에 고스란히 남는다. 물이 깨끗하더라도 운반과정에서 식품에 균이 묻을 수 있다.
채소를 잘못 보관했을 때도 식중독균 감염 위험이 높다. 여러 번 헹군 채소라도 실온에서 보관 시 식중독균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부추, 케일 등 채소류를 실온에서 12시간 보관했더니 세척 여부와 관계없이 식중독균이 평균 2.7배 늘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흐르는 물에 3번 이상 세척…식초·살균제 넣고 희석한 물에 5분 이상 담가둘 것
채소와 과일을 꼼꼼하게 씻으려면 흐르는 물에 3번 이상 씻어야 한다. 세척 시 식초나 식품에 사용 가능한 살균제를 활용하는 게 좋다. 흐르는 물로 흙 등 이물질은 제거할 수 있지만 구석구석 세척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식초 등을 희석한 물에 5분 이상 담갔다가 다시 2~3번 헹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7개 살균제 목록(과산화수소·차아염소산나트륨·차아염소산칼슘·차아염소산수·이산화염소수·오존수·과산화초산)을 식품용 살균제로 허용하고 있다.
가급적 바로 먹고 냉장고에 보관하기…식중독 증상 나타나면 수분 보충이 우선
잘 씻은 채소류는 가급적 바로 먹는 게 좋다. 보관해야 한다면 냉장고에 넣어 세균 번식을 최소화해야 한다. 날이 더워지면 식중독균 감염은 더 취약해진다. 갑작스러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면 수분을 보충하는 게 우선이다. 구토와 설사 등은 탈수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병원에서도 식중독 환자에게 수분 부족을 막기 위해 수액 치료를 한다.
무턱대고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 등은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지사제는 독소나 세균 배출을 방해해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설사가 잦아든 뒤에는 미음, 쌀죽 등 기름기 없는 음식부터 영양을 보충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