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전에 일찍 폐경(완경)을 맞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일찍 죽을 위험이 2~4배나 더 높지만,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쓰면 조기 사망 위험을 약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오울루대 연구팀은 조기 폐경(조기 난소 기능부전) 진단을 받은 여성 5817명과 그렇지 않은 여성 2만2859명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로 난소의 노화로 난소 기능이 뚝 떨어지면 폐경을 맞는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기 폐경(조기 난소기능 부전, POI)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화학요법이나 난소제거 수술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호르몬 대체요법이다. 그러나 조기 폐경 여성의 대다수는 이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1988~2017년 핀란드에서 자연적으로나 수술을 받은 뒤 조기 폐경 진단을 받은 여성 5817명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조기 폐경이 없는 여성 2만2859명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기 폐경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모든 원인이나 심장병으로 숨질 위험이 2배 이상, 암으로 숨질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르몬 대체요법을 6개월 이상 사용한 여성은 모든 원인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50%로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술로 조기 폐경이 된 여성은 별도로 사망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폐경 연령은 약 50세이며, 약 45~55세에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40세 이전에 생리가 끝나는 조기 폐경이 국내에서 계속 늘고 있다. 전체 여성으로 치면 약 1%가 조기 폐경을 경험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폐경 문제로 병원을 찾은 국내 여성의 14%는 20~40대다. 조기 폐경은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원발성’ 난소 기능부전(기능 저하)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조기 난소 기능부전’이라고도 한다. 조기 폐경은 난임·출산율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우울증,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안면홍조)과 골다공증, 심혈관병 등 위험을 높인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기 폐경 여성은 일찍 숨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이미 밝혀졌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약 30년 동안 추적관찰한 적은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힐라 하파코스키 연구원(박사과정)은 “우리가 아는 한, 조기 난소 기능부전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내분비학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