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얌전하고 순진한 여자를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처녀이기를 바란다.
차마 묻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믿으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들도 내숭을 떤다.
남자가 섹스에 대해 물으면 괜히 얼굴을 붉히고 수줍어한다. 말의 의미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남자들이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분명해진다.
얌전하다는 말은 소극적이라는 의미이고 순진하다는 말은 섹스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남자들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남자는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장악하고 여자를 자기 편한대로 다루고 싶어한다는 의미이다. 즉 다루기 편한 여자를 좋다는 말이다.
특히 여자가 섹스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 남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섹스란 직접적인 성관계를 통해서 알게되는 것으로 믿기 때문에 섹스에 대해 안다고 하면 섹스에 경험이 있다고 믿는다.
섹스를 몰라야 처녀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성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섹스에 대해 무식해야 한다.
아마도 무식하다고 좋게 평가를 받는 것은 섹스밖에 없을 것이다.
섹스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과 자신의 욕구를 이성적으로 인내하고 도덕적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그런데도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기준이 무식하냐 안하냐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섹스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타락하거나 성적으로 문란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오히려 섹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때만이 현명하게 도덕적 타락을 막을 수 있고 성적 문란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섹스에 대해 무지한 여성을 원하는 이유는 남자들 자신도 섹스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알고 있는 섹스라고 해봐야 성기를 삽입하고 사정을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외에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과장되거나 왜곡된 것이 많다.
성기는 커야하고 섹스는 오래할 수록 여자가 좋아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마치 진실처럼 믿고 있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정확한 정보는 삽입하기 전에 전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정도이다.
섹스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 단위인 한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가 만나서 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해야하고 문제가 생겨도 두 사람이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살면서 생기는 모든 일은 두 사람이 합심해서 함께 연구하고 의논해서 해결하면서도 섹스만큼은 다르다.
남자들은 성적인 문제를 여자가 말하면 자존심 때문에 들으려 하지 않는다.
남자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알려하지도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평소에 그렇게 섹스에 적극적이던 사람이 막상 자신의 성적인 문제를 지적하면 보수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 이유는 남자는 성적인 문제에 이상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서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섹스에 대해 잘 아는 여자보다는 모르는 여자를 선호한다.
또 하나는 여자가 성적으로 느낌을 찾게 되면 밝힌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 여자에게 성적 만족을 주지 않으려는 어리석은 남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남자의 마음 속에는 자기 여자가 밝히면 부담스럽고 또 언제 바람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숨어 있다.
그것은 남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성기 왜소 콤플렉스 때문이기도 하다.
남자의 성기는 다른 사람이 앞에서 봤을 때는 정상적인 크기로 보이지만 위에서 자신의 성기를 보면 작게 보이는 시각적인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만약 섹스에 대해 제대로 알았면 성기의 크기가 여자를 만족시키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성기가 커야 한다는 의식이 너무 강해서인지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잘못된 의식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겉으로는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남자들은 섹스 문제만큼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마다 모든 잘못을 여자 탓으로 돌리면 되니까.
섹스는 두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자가 섹스에 대해 몰라야 조금은 미숙해도,
가끔 무리한 요구를 해도 말없이 따르게 된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여자의 생각을 적당히 무시해 버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남자들은 섹스에 무지한 여자를, 마음 속으로는 다루기 편해서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순진해서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