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계절이 다가왔다. 일부 가정집에서는 벌써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다. 간혹 귀찮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청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작년 여름 사용했던 에어컨을 그대로 틀면 호흡기 건강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청소하지 않은 에어컨을 틀면 세균과 곰팡이 등이 뿜어져 나온다. 청소하지 않은 에어컨에는 사용하지 않는 동안 쌓인 유해물질이 많다. 특히 에어컨 가동 후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 번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곰팡이가 번식하고 호흡하는 과정에는 특유의 냄새가 날 뿐만 아니라 기관지, 호흡기 등을 위협한다.
에어컨 냉각수에서는 레지오넬라균도 증식하기 쉽다.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의 냉각탑수를 비롯 온수시설, 샤워기 등 오염된 물 속에서 자란다. 이 균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사람에게 옮겨가며 치명률이 높다. 발열, 오한, 마른기침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다가 자연스레 낫기도 하지만 근육통, 의식장애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에어컨은 필터·냉각핀 세척 필수…전용 세정제 이용해 먼지 등 닦고 잘 말려야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올 여름 에어컨을 작동하기 전 청소를 하는 게 좋다.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는 여름에는 2주에 한 번씩은 필터 등을 관리해야 한다. 에어컨 청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필터를 세척하려면 먼저 에어컨과 분리한 후 청소기로 필터에 든 먼지를 제거한다.
이후 에어컨 전용 세정제를 필터에 뿌리고 새 칫솔이나 얇은 천으로 닦는다. 세제 대신 깨끗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희석해서 필터를 세척해도 된다. 세척한 필터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준다. 변형을 막기 위해 직사광선을 피해 말리는 게 좋다.
냉각핀 청소도 필수다. 냉각핀은 온도를 내리는 과정에 습한 환경이 조성돼 세균이 잘 번식한다. 먼지 등 이물질도 잘 쌓이는 곳이 냉각핀이다. 서울과 경기도 소재 병원·학교·유치원 등 공공시설과 일반 가정 등 20곳의 에어컨을 분석했더니 냉각핀에서 살모넬라균,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런 균은 고열이나 메스꺼움, 설사 등 증상을 유발하는 식중독균으로 에어컨에서도 검출된 점을 고려하면 각별한 청소가 필요하다. 냉각핀은 전용 세척제를 뿌린 후 솔을 이용해 냉각핀의 결대로 먼지 등을 제거해야 한다. 이후 창문을 열어 전용 세정액을 묻힌 솔로 냉각핀의 결을 따라 긁어내 이물질 등을 제거해야 한다.
미세먼지 등 외부 이물질 쌓인 실외기도 청소해야…주기적인 에어컨 점검도 중요
대부분 바깥에 있는 실외기도 1년에 한 번씩은 청소하는 게 좋다. 미세먼지 등 외부 이물질이 쌓이기 쉬운 실외기 청소가 미흡하면 에어컨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실외기 청소 시에도 에어컨 전원 코드를 뽑고 진행한다. 실외기 덮개를 벗기고 흡입구와 바람이 나오는 입구 등에 쌓인 먼지를 솔로 가볍게 털어낸다. 이후 실외기 겉면은 물을 적신 부드러운 천으로 닦고 마른 걸레로 다시 닦아 마무리한다.
평소 에어컨 관리에 소홀했다면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지났거나 냉각핀 등의 오염 정도가 심할 수도 있다. 오염도가 심하다면 전문 업체에 맡겨 에어컨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에어컨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이다. 국내 전자제품 제조사에서는 필터 종류 등에 따라 교체 주기를 6개월~1년 등마다 바꿔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필터는 에어컨이 노출된 환경과 사용 시간, 소모 정도 등이 달라 매년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게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한편 가정에서 직접 에어컨을 청소할 땐 전원 코드는 무조건 뽑아야 한다. 코드를 뽑지 않으면 감전 또는 합선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