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화제에 올리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성적 행동이 인류에 허락된 생명활동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 부분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금기시하거나 쉬쉬할 게 아니라 바른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어린 시절부터 순탄한 과정을 거쳐 노년에 이른 사람은 이런 성적 행동에 의해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나이든 사람은 젊은이가 섹스를 대화의 소재로 삼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섹스에 관해 떳떳하게 물어보거나 대화할 상대가 없고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청소년이나 젊은 남녀는 어쩌다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라도 죄의식과 공포감을 느끼는 경향이 많다.
특히 성교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임신에 대한 공포와 상대에 대한 공포가 곧잘 표면화되기도 한다. 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안 된 상태에서 성교를 했을 경우 상대가 성병에 감염되었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나 임신을 했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해 그 이후의 성적 행동이 지나치게 억제되는 수가 있다. 이미 성생활을 하고 있는 주부라 하더라도 성을 두려운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의외로 많다.
여성의 공포는 대개 상대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한다. 황홀경에 도달해 자신이 그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 또는 어린 시절 가정교육의 강제성과 억압이 지속된 상태에서 자란 탓에 평소에 보지 못한 남편의 행동을 두려워하는 여성도 하다. 이런 여성은 성행위는 불결한 행동이며, 남편에게 자신의 성적 반응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지성과 교양을 해친다는 염려를 떨쳐내지 못한다.
성에 대한 공포감은 여성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의외로 남성에게도 많다. 아내가 만족하지 못한다면에서부터 시작해 남들은 하루에 몇 번씩 한다는데 그에 못미치는 나는 비정상인가라는 고민까지 성지식의 오해에서 비롯한 경향이 많다.
이렇듯 남성의 경우 자신이 행동하는 범위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없음을 지나치게 고민한다. 남성의 성 공포증은 주로 지난날의 실수나 어떤 여성으로부터 핀잔받은 기억이 현실에 연관되어 일어난다. 이런 남성은 여성을 그리워하면서도 두려움을 나타내고 자신이 생각한 정도의 행위가 이루어져야 겨우 안심한다.
남녀간의 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생활을 같이 하고 함께 여생을 마치는 평범한 진리를 존속시켜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지나치게 경시하거나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해야 할 성생활에 커다란 오해를 불러오는 요소가 되기 쉽다.
건강한 남녀관계가 되려면 남성이든지 여성이든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육체의 각 기관과 부분적 역할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자연스런 행위를 할 수 없다. 애정에는 순서가 있거나 등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서로 태어날 때부터 어떤 행동에 익숙해 있지 않으므로 성심껏 상의하고 관용과 사랑으로 감싸주며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