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느끼며 산책을 한다거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것이 염증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뇌, 행동 및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발표된 미국 코넬 인간생태학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자연과의 접촉 횟수가 많을수록 전신 염증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건강 및 노화에 관한 ‘미국 중년 연구(Midlife in the United States study, MIDUS)’ 2차(1차-1994~1995년, 2차-2006년) 설문조사 및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바탕으로 쾌적한 자연을 자주 만나고 자연을 즐기는 것과 전신 염증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34세와 84세 사이, 평균 연령 54.5세 성인 1,244명의 자연 접촉 빈도, 자연에 얼마나 집중하고 즐거움을 얻었는지에 대한 설문 결과와 공복 혈액 샘플의 인터루킨-6(IL-6), C반응성 단백질(CRP), 피브리노겐의 농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자연을 즐기는 횟수와 염증 수치 감소 사이에 독립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루킨-6는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이며 C 반응성 단백질은 염증(inflammation) 발생 시 간에서 생합성되고 혈액으로 분비되는 단백질로 염증 생성과 함께 수치가 늘기 때문에 염증 관련 진단마커로 활용된다. 피브리노겐은 상처의 빠른 치유, 혈액 응고, 염증과 같은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이 역시 염증과 함께 늘어나 진단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통계, 건강 관련 행동, 약물 복용, 전반적인 웰빙 수준 등 다른 변수를 통제해도 결과는 같았다. 연구진은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변수를 통제해 결과가 달라지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답은 같았다”라면서 “이는 자연으로의 노출과 그 속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이 만나 생긴 결과로 자연 속의 활동에 몰입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연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제공했고 특히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만성 염증과 관련된 질병 예방 및 관리법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자연과의 접촉 빈도뿐 아니라 긍정적인 경험이 중요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최근 자연 속 활동의 ‘질’을 강조하는 추세에도 부합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