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만발하는 봄은 눈이 즐거운 동시에 괴로운 계절이다. 가뜩이나 대기가 건조한데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 등이 겹치며 눈이 쉽게 가렵고 충혈되고 뻑뻑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자주 인공눈물을 찾게 된다.
인공눈물은 눈의 건조함과 불편함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의약품이다. 보존제 유무에 따라 일회용과 다회용으로 분류되며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도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용하다가는 오히려 눈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인공눈물, 주의사항 지켜 사용해야 안전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개봉 후 첫 한두방울은 버리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하는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갈 수 있다. 실제로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인공눈물에서 마이크로 사이즈의 플라스틱 파편이 발견된 바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눈물길을 통해 코로 들어가고, 더 깊게는 폐까지 들어갈 수 있다.
일회용 인공눈물의 사용 원칙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지만, 안전성과 편리성을 고려했을 때 하루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다회 사용은 괜찮다는 것이 안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다만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아 변질 우려가 있으므로 개봉 후에는 점안제가 남았더라도 24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보존제가 들어있는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만약 평소 렌즈를 착용한다면 보존제 성분, 특히 벤잘코늄 염화물이 렌즈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렌즈를 빼고 넣어야 한다.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먼저 인공눈물을 투여 후 15분 이상 기다렸다 끼도록 한다.
인공눈물과 함께 안약이나 안연고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5분 이상의 간격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카보머’를 주성분으로 하는 인공눈물은 점도가 높아 다른 점안제와 적어도 15분 간격을 두고 가장 마지막에 사용해야 한다. 카보머가 든 인공눈물이 완전히 흡수되기 전에 취침하면 눈꺼풀이 붙어버릴 수 있으므로 취침 약 30분 전에 투여하는 것이 좋다.
눈이 더욱 촉촉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인공눈물을 한꺼번에 다량 투약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른 점안제와 마찬가지로 인공눈물도 1회에 한 방울만 넣는 것이 원칙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인공눈물을 넣으면 평소 눈에서 분비되는 면역성분이나 영양분까지 씻겨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눈물을 점안할 때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용기의 끝 부분이 눈에 직접 닿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시선은 위로 향하게 하고 아래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당긴 후 흰자위나 빨간 살 부위에 점안액을 살짝 떨어트린다. 만약 인공눈물 사용 후 통증, 시야 변화, 지속적 출혈 등을 경험하면 투여를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 건조할 때는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 효과적
인공눈물과 함께 안구건조증 완화와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는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이 있다. 속눈썹 밑에는 기름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이 있는데, 이곳이 막히지 않고 청결해야 건강한 눈물이 만들어진다.
먼저 눈 위에 따뜻한 물에 적신 타올을 3분가량 올려 찜질을 한다. 온찜질로 기름샘을 넓힌 뒤에는 시중에 판매 중인 눈세정제로 눈꺼풀을 위아래로 쓸어내듯 닦아낸다.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철저한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또 공기질이 좋지 않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가급적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