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로 수면의 질을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은 걸을 때 골반의 움직임이 더 크고, 구부정한 자세로 걸으며, 불규칙한 보행 패턴을 보이는 사람은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걸음걸이와 수면의 질 사이의 관계는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2016년 이스라엘 하이파대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수면이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걷는 속도가 느리고 비대칭적인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2020년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심리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수면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은 불규칙한 보행 패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걸음걸이와 수면 사이의 연관성에 관해 진행된 연구는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했으며 동작감지 기술과 AI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24세 성인 123명을 대상으로 밤에 숙면을 한다고 답한 그룹(59%)과 잠을 잘 못 잔다고 답한 그룹(41%)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몸에 동작감지 센서를 부착한 후 타원형 트랙을 2분 간 걷게 하고 그 동안 엉덩이와 척추의 위치, 발 사이 간격 등 100가지 걸음걸이 특성을 식별하도록 학습된 AI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보행 데이터를 입력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가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AI는 보행 패턴의 차이를 감지했으며, 두 그룹 간에 컴퓨터 분석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을 정도의 미묘한 차이가 발견됐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그룹은 척추 아래쪽의 회전이 적으면서 구부정하게 보이는 자세로 걸었고, 트랙의 곡선을 걷는 동안에는 골반 기울기 각도가 더 크게 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엉덩이가 더 많이 움직였다. 또한, 이 그룹은 일정한 보행 속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발 사이 간격이 자주 바뀌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 그룹의 사람들이 걷다가 다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은 보행 속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걸음걸이에 매우 미묘한 변화를 보일 수 있다”며 “특히, 이런 보행 패턴은 하지 부상 위험이 높거나 걸음이 늦는 사람들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연구는 특히 수면이 부족하거나 피로한 상태에 있을 때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직업이나 스포츠 분야에서 사람들의 피로 여부를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과학(Sleep Science)》 저널에 ‘Association between Self-reported Sleep Quality and Single-task Gait in Young Adults: A Study Using Machine Learn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