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암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치매다. 치매는 정상이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의 인지 기능이 상해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 증상이다. 치매라는 단어는 질병 명이 아니고, 증상들의 모음을 말한다.
과거에는 ‘망령’, ‘노망’이라고 노화 현상으로 봤지만, 뇌질환으로 분류되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매의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 질환, 퇴행성 및 대사성, 내분비, 감염성 질환 등이 있다. 이중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원인의 55~70%를 차지한다.
유전적 요소도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데 치매가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캐나다 빅토리아대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에 따르면 꼼꼼하고 부지런한 성격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노인 1954명의 성격과 인지 능력을 23년간 매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설문을 통해 노인의 성실성과 신경증에 점수를 매겨 평가했다.
성실성 점수가 높을수록 세심하고 면밀하며, 자기 절제에 능하고, 부지런한 성격이다. 신경증 점수가 높으면 감정 및 충동 조절이 어려워 쉽게 불안이나 우울을 느끼고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분석 결과 성실성 점수(만점 48점)가 6점 증가할 때마다 경도 인지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22%씩 감소했다. 반면에 신경증 점수가 7점 높아질 때마다 위험은 12%씩 증가했다.
성실성 점수가 높은 이들은 인지 능력이 좋은 상태로 더 오래 살았다. 80세의 경우 성실성 점수가 높으면 인지 장애 없이 생존하는 기간이 2년 길었다.
연구팀은 그러나 성격이 변할 수 없는 ‘운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습관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에 변화를 주면 성격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소심한 사람도 조금만 마음을 열어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감정적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성격을 급격하게 바꾸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면서 “신경증 점수가 높으면 아침마다 ‘오늘 할 일’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Personality Traits, Cognitive States, and Mortality in Older Adulthood)는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