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에 있는 미생물 중 일부는 비만을 촉진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일부는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나바라대 영양연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 종류에 따라 비만 확률에 영향이 달리 미치며 남녀 성별에 따라서도 다르게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소화의 최종 산물인 대변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44세인 251명의 여성과 110명의 남성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대변 샘플의 대사체를 분석했다. 대사체는 장내 박테리아가 음식을 분해할 때 형성되는 대사산물 분자다.
연구팀은 또한 유전자 프로파일링을 사용해 대변 샘플에서 다양한 유형의 박테리아를 확인했다. 참가자들 중 65명은 정상 체중, 110명은 과체중, 186명은 비만으로 측정됐다.
연구 결과 특정 미생물 패턴이 장내 미생물과 체중 사이의 상관관계에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비만인 사람들은 건강한 날씬함과 관련이 있는 박테리아인 크리스텐세넬라 미누타의 장내 수치가 낮았다.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파라박테로이데스 헬코게네스와 캄필로박터 카나덴시스라는 두 가지 박테리아 종의 수치가 높을수록 체중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프레보텔라 마이칸, 프레보텔라 브레비스, 프레보텔라 사카롤리티카 등 세 가지 종의 박테리아 양이 많을수록 비만 및 과체중과 연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 박테리아는 남성과는 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의 파울라 아라나즈 박사는 “이번 연구는 뚜렷한 박테리아 그룹의 불균형이 성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비만의 발생과 발달에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장내 미생물 구성이 비만을 포함한 대사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체중 증가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에 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비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장내 박테리아는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Gut bacteria that strongly influence obesity are different in men and women)’의 제목의 이 연구 결과는 5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유럽비만회의(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동료 연구자 심사 저널(peer-reviewed journal)에 실릴 때까지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