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손상된 간을 약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쥐와 인간의 간 조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화가 특정 간 세포의 죽음을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약물을 사용해 쥐에서 이 노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역전시켰다.
비알코올성 간 질환이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간경변은 장기 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흉터가 특징인 심각한 질환이다. 전 세계 성인 3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성 간 질환(MASLD)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노화가 간경변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연구진은 생쥐의 간을 연구해 늙은 쥐의 간에만 존재하는 유전적 특징을 확인했다. 늙은 쥐의 간은 주요 기능 세포의 퇴화를 유발하기 위해 활성화된 유전자가 풍부했다. 연구진은 “노화가 철분에 의존하는 페로프토시스라는 간세포의 프로그램된 세포 사멸 유형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사 스트레스는 이 사멸 프로그램을 증폭시켜 간 손상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간 조직을 분석해 비만과 MASLD가 있는 사람들의 간이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질병이 심각할수록 신호가 더 강해졌다.
연구진은 젊은 쥐와 늙은 쥐에게 MASLD를 발병시키는 식단을 먹였다. 동물의 절반은 위약을 투여했고, 나머지 절반은 세포 사멸 경로를 억제하는 페로스타틴-1이라는 약물을 투여했다.
연구 결과 페로스타틴-1로 치료한 쥐의 간은 생물학적으로 젊고 건강한 간처럼 보였다. 질병을 유발하는 식단을 계속 먹은 늙은 쥐에게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수석 저자인 듀크대의 안나 매 디엘 박사는 “연구 결과는 노화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가역(可逆)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구 결과는 고콜레스테롤, 비만, 당뇨병 또는 기타 요인에 따른 대사 스트레스로 인해 본질적으로 오래된 간 손상을 입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