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도구
그렇다면 이처럼 민감한 클리토리스를 ‘스치듯 부드럽게’ 그리고 가장 ‘화려하게’ 자극하기 좋은 신체부위는 어디일까요? 바로, 손가락과 혀입니다. 손가락과 혀는 촘촘하게 연결된 작은 근육의 영향으로 다양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 애무도구입니다.
사람의 손가락은 다섯 개입니다. 그중에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엄지손가락을 제외하면 네 개의 손가락이 남는데, ‘스치듯 부드럽게’를 기준으로 본다면 일등 추천도구는 당연히 새끼손가락일 것입니다. 하지만, 새끼손가락은 근육이 약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며, 닿는 면이 적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데 가장 추천해 드리는 손가락은, 처음은 새끼손가락 옆, 약지(넷째 손가락)이며, 충분히 흥분하기 시작하면 중지(가운뎃손가락)가 좋습니다.
사실 오래 이어갈 수만 있다면 혀는 손가락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애무도구입니다. 혀는 ‘침’이라는 천연 윤활제를 끝도 없이 배출하는 도구이며, 움직임과 닿는 면의 부드러움이 거의 점막(부드러운 피부 안쪽 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혀로 (외음부는 물론) 클리토리스를 오래 애무하다 보면 체위의 영향으로 종종 목 뒤가 뻐근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넓고 부드러운 베개로 여성의 엉덩이를 받쳐 올리면 좋습니다.
강도
일반적인 강도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말씀드린 ‘스치듯 부드럽게’라는 말 속에 이미 다 들어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별도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세게(stronger)’에 대한 해석입니다. 다른 애무에서도 비슷하지만, 특히 클리토리스 애무에서 좀 더 강한 자극을 주어야 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여성이 “더 세게”라고 애타게 주문할 때입니다. 근데 실수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여성이 주문하는 ‘더 세게’는 남성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더 세게’가 아닙니다. 이를 남성이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빠르게’ ‘지금보다 조금만 더 압력을 높여줘.’ 정도가 될 것입니다. 즉, 여성의 ‘세게’는 정말 세게 해달라는 뜻이 아니라 ‘조금만 더’라는 의미라는 것을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속도
속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달팽이처럼 느리게’는 그야말로 불변의 원칙입니다. 그런데 남성이 종종 저지르는 실수 하나는 여성이 흥분하기 시작하는 게 느껴지면 본인의 애무 동작도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하는 애무에 여성이 반응하기 시작하는 것이니 더 빠르면 더 크게 흥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개는 오해입니다. 흥분의 증가는 ‘반복’에서 오지 결코 속도와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속도의 증가는 오직 여성이 원할 때만 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