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여자와 남자는 같은 점이 많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처음 여자가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는 몰랐다가, 나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던 나의 남자가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쳐다보거나 나의 남자의 마음에 다른 여자가 들어온 것 같은 예감이 들었을 때 비로소 여자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 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된다. 왜 그런 일이 나의 남자에게 일어난 것일까? 그럼, 나에게 했던 그의 맹세는 거짓말이었을까? 그는 나를 철저히 속인 것일까? 도대체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어디로 가고, 나를 사랑한다고 맹세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거나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한단 말인가?
남자의 뇌 시상하부에는 성적 충동에 할애된 공간이 여자의 뇌보다 2.5배나 크다. 남자의 뇌는 밤이나 낮이나 성적인 생각이 떠돌면서 성적 기회를 포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섹스가 항상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의 섹스는 사랑에 이르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남자의 사랑은 섹스이고 남자의 섹스는 사랑이다.’
만약에 남자가 어떤 여자와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그녀와 결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다른 이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녀와 배타적인 성관계를 하고 싶기 때문에 결혼을 결정한다. 즉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뺏기지 않고, 자기의 여자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그녀와 섹스를 마음껏 하고 싶기 때문에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한 여자와 배타적인 성관계를 하겠다는 서약인 것이다.
그런데 결혼을 한 후에 육아 때문이든, 피곤해서이든지 그녀가 그와 하는 성관계를 거부하게 되면 그는 그녀에게 실망하게 되고 그녀의 사랑을 의심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해도 해보려고 하고, 달래도 보고, 구걸도 하겠지만 만약 그녀가 그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는 그녀와 섹스 하는 것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즉 그녀에게 육아만을 맡기고 그는 일에 매진하던지, 다른 섹스파트너를 구하던지 혹은 이혼을 결심하게 될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자들은 평생 동안 평균 14명 정도의 성적 파트너를 원하는 반면 여자들은 평균 1~2명 정도를 원한다. 성연구자 보고에 의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성적인 상상에 의해 강한 자극을 받을 뿐 아니라, 성적으로도 모험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즉 그룹 섹스를 원하는 비율은 남자가 여자보다 13배나 높고, 구강성교도 남자가 여자보다 2배나 자주 원했다. 과학자들은 남자는 매력적인 여자를 찾을 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진다고 얘기한다. 네델란드 연구진은 남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올라가기 위해서 매력적인 여자와 편안하게 5분 정도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남자의 뇌가 여자를 성적으로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하는 데 1/5초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성적으로 촉각을 세우고 있는 남자가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쩌면 결혼 제도는 남자를 위한 제도가 아닐 지도 모른다. 이런 특성을 가진 남자를 결혼하게 만든 여자는 아마도 야생마를 길들여서 집에 들여놓은 것과 같다.
인간에게 있어서 결혼은 여자의 승리이다. 그런데 여자가 남자와 결혼을 했다고 해서 남자의 ‘야생마’ 같은 특성이 없어질까? 결혼한 남자의 테스토스테론은 자신의 부인에게만 반응할까? 그렇지 않다. 남자의 테스토스테론은 모든 여자에게 반응을 한다. 포르노의 여배우에게도 반응을 하고, 전철에서 본 예쁜 여자에게도 반응을 하고, 직장 동료에게도 반응을 한다. 다만 이성적으로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야생마와 같은 테스토스테론을 가진 나의 남자를 평생 지키고 사는 것이 쉬운 일 일까?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