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1. Premature Ejaculation 조루
20대 초반의 남성인 A 씨는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성관계의 경험이 많지 않았던 A 씨는 질 내 삽입 시간이 채 1분이 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시마다 조루증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자 A 씨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병원을 찾게 되었다.
토끼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조루’
A 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남성이 적지 않다. 조루증은 남성의 성기능 이상 중에서 가장 흔한 병으로, 대한남성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남성에서 27.5%가 스스로를 조루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지루보다는 조루증상을 가진 남성들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조루라는 질환에 대한 수치심이나 비뇨기과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원인으로는 주로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엔 신체적 원인에 의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분 조루에 관한 여자들의 생각은?
지난 2013년 12월, JTBC의 예능프로 <마녀사냥>에서는 3분이면 끝나는 남자친구를 가진 여자의 사연이 방영됐었다. ‘3분 조루에 관한 여자들의 생각’이란 제목으로 유투브 조회수 130만을 돌파한 본 영상은 남성의 사정시간에 대한 여성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알려져 아직까지도 댓글을 통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성의 사정시간에 대한 MC의 질문에 응한 여성들의 대답은 “3분이라도 둘이서 좋아서 즐기면 상관없다. 하지만 1분은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건데, 별로다”, “시간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3분은 너무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은 분위기 있게 길게 가기를 원한다. 남성이 3분 만에 여성을 만족시킨다면 좋겠지만, 모든 과정에 30분의 시간은 필요하다” 등의 답변을 했다.
남성이 사정에 이르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통계적으로 대략 5분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하게 5분 후 사정하는 남자들 상당수가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조루를 고민한다. 이는 평균 몸무게의 여성이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래서 남성들은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다. 사정을 지연시키는 약을 먹기도 하고, 성기를 단련시켜준다는 운동기구를 구매하는 이도 있으며, 일명 ‘칙칙이’로 불리는 사정지연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한다.
더불어 사정을 지연시켜 주는 국소마취제가 들어간 콘돔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섹스 도중에 일부로 진지하거나 슬픈 생각을 하기도 하고,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웃지 못 할 경험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평범한 사정 시간을 가진 남성들도 그럴진대, 1분을 넘기는 못하는 일명 ‘토끼’들이 느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조루를 겪는 이들 중의 상당수가 심리적인 위축으로 인해 발기부전 증세를 함께 겪기도 한다.
행동치료와 약물로 호전될 수 있는 ‘조루’
조루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을지병원 비뇨기과의 조희주 교수는 조루환자의 치료법은 크게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행동치료에는 ‘정지-시작법(stop and start method)’과 ‘성감집중 훈련법(sensate focus exercise)’ 등이 있다.
‘정지-시작법’은 환자 스스로 성기를 자극하여 사정하기 직전에 자극을 정지하거나 압박함으로써 사정지연을 시킨 후, 잠시 쉬었다 자극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자위행위를 통해 훈련하고 어느 정도 사정지연이 가능해지면 파트너에 의한 성기자극을 시도한다. 이후 질 내 삽입을 통해 성기를 자극하고 사정 직전에 자극 중단과 휴식 후 다시 성기 자극을 반복하며 사정지연을 획득한다.
조희주 교수는 “사정 지연을 획득한 이후, 여성 상위 체위로 여성이 주도하는 성관계를 시도하고 점차 다른 체위로 변경해가는 걸 권한다”며 “조루를 막기 위해 흔히 성행위 시 다른 생각을 통해 사정지연을 유도하려고 하는데, 이보다는 오히려 정신을 집중하여 사정지연 경험을 체득하여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성감집중 훈련법’은 직접적 성감대(유방, 성기 등)를 접촉하지 않고, 다른 신체 각 부위를 애무하여 자신의 신체부위의 감작(외부의 자극에 대해 생체가 민감하게 되어 있는 상태)을 숙지하는 1단계 훈련, 성기와 같은 직접적 성감대를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극대화하는 2단계 훈련, 질 내 삽입 후 수초 혹은 수십 초 동안 피스톤 운동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서 감각적 체험을 한 후 다른 체위로 변경하는 3단계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물 요법으로는 SSRIs(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가 가장 대표적인 치료 약물이다. 비교적 과다용량에서도 안전하며 신속한 작용을 나타내며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1차 치료 약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본 약물은 성관계 4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러 연구에서 수분에서 십여 분까지 사정지연 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나 투약을 중단하였을 때 대다수의 환자에서 조루증이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SSRIs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전문의와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상담 이후 투약을 결정하여야 한다. 그밖에 국소마취제를 귀두에 도포하거나 이러한 국소마취제가 포함된 젤이 도포된 콘돔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는 본인의 성감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으며 국소마취제를 귀두에 직접 도포한 경우에는 질 내 삽입 전 국소마취제를 깨끗하게 제거함으로써 파트너의 성기나 음핵이 마취되어 성감이 감소하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앞서 열거한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고 귀두가 지나치게 예민하여 생긴 조루증의 경우에는 배부신경차단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