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비물이 좀 나와서 병원에 갔더니 ‘유레아플라즈마’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레… 뭐? 이름도 생소한 이것이 성병이란다. 성병이라면, 나는 결백한데 그이가 옮아온 건가?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그런데 ‘남편이 전염시킨 게 아닐 수도 있고…’라는 의사의 말에 더 헷갈린다. 우선 항생제를 먹고 한 달 뒤에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요놈이 좀 까다로워서 치료가 한 번에 안 될 수도 있단다. 남편도 바로 검사를 해서 감염 여부를 체크한 후 같이 항생제를 복용하란다. 남편이 나한테 옮겼든, 내가 남편한테 옮겼든간에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 충격과 배신감, 그리고 걱정이 밀려와 인터넷 지식인을 살며시 뒤져본다. 그런데 유레아플라즈마에 관한 질문이 꽤 많이 올라와 있다. 이렇게 흔한 성병이었나? 답변은 모두 뻔하고 애매하다. 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남자보다 여자에게 발생 빈도가 높을 뿐더러, 여자가 좀더 치료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Dr.KIM 여자는 유레아플라즈마를 정상 균주로 어느 정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사를 하면 많이 나오기도 한다. 유레아플라즈마뿐 아니라 모든 성 감염균은 여자에게 감염이 쉽지만 치료는 어렵다. 생식기 구조상 남자는 소변을 보는 과정에서 요도를 통해 균이 씻겨나갈 수 있는데, 여자는 질 내에 남기 쉽기 때문이다. 안쪽에 세균이 남아 있으면 골반염으로 진행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등 병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여자는 항생제 복용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변기나 타월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데, 성관계가 아닌 다른 감염경로일 확률은 얼마인가?
Dr.CHO 남성은 요도가 가늘고 길게 굽어져 있어 목욕탕 등에서 쉽게 감염되지 않으므로 성관계로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에 반해 여성은 질이 상대적으로 넓고 직선형이라 자연감염이 더 흔하고, 정상 균이 억누르고 있던 잡균이 과로나 과음으로 인해 정상 균이 약해지면 자연적으로 증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변기나 타월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성감염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우연히 감염여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낼 정도로 증상이 없나?
Dr.YANG 질이나 요도에서 분비물이 유독 많아졌다고 해서 최근 며칠 사이에 감염된 것은 아니다. 유레아플라즈마는 임질균이나 클라미디아 같이 세균이 침투하면 바로 증상을 보이는 게 아니라 대부분 수개월 전이나 1~2년 전부터 몸 안에 잠입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남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굉장히 늦게 나타나지만, 여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거나, 설령 증상이 보여도 단순한 질염이거나 외음부염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에 더 늦게 발견된다.
Dr.CHO 남성은 대부분 배뇨통, 요도의 불쾌감, 분비물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가끔은 전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유레아플라즈마는 만성 요도염이나 전립선염을 일으키는 요인인가?
Dr.CHO 비임균성 요도염이나 만성 전립선염을 일으키기도 하나,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만성 전립선염은 항생제 치료 후에도 반복되는 불쾌감이 남을 수 있지만 반신욕 같은 대증요법으로 호전되며, 항생제가 발달해 만성 요도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