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령을 붙여라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어떤 체위이든 혼자만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체위는 있을 수 없다. 보통 처음 성 생활을 시작하는 부부들은 대개 리드하는 쪽이 피스톤 운동을 담당하고 나머지 한 쪽은 받아 들이는 쪽이거나 상대방을 애무하는데 열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오르가슴도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수고에 비해 만족감도 떨어진다. 남성 상위인 정상 위 에서도 마찬 가지이다. 남자가 움직임에 따라 여성도 되받아주어야 궁합이 맞는다. 이론을 안다고 해도 막상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는 초보커플들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둘……셋, 넷…….”
웬 구령? 올라갈 때 같이 올라가고, 내려올 때 같이 내려가며 박자를 맞추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참내, 왼발, 오른발 구령에 맞춰 발을 맞추는 것도 아니고. 이런 허리기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구나.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섹스를 하며 구령에 맞춰 움직이다니.
“어, 이제 잘 된다.”
왼손 왼발 들며 행진할 때가 엊그제였는데 이제 제법 박자가 맞기 시작하니 남편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한동안 연습했더니 호흡이 척척 맞아 이젠 내 나름대로 허리를 돌리기도 하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게 되었다. 이렇게 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영화 속에 나오는 여자들 같이 남편 몸 위에서 말처럼 뛸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