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정 소위님이 오셨습니까..!!”
“어, 저 그게.. 박 상병 자고 있어서.. 그만 나가 볼게..!!”
“네..!”
난 하 병장의 말을 끝까지 다 듣지도 못하고 문을 얼른 닫고 나와 버렸다. 미친 듯이 뛰는 심박 수, 봐서는 안 될 것을 봤다는 생각 때문인지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 버렸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제길.. 사과를 해야 하나?’
내 머리 속은 어떻게 하 병장을 대해야 하나, 사과라도 해야 하나 등등의 생각으로 혼란스러웠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렇게 멍하니 샤워실 앞에서 서 있기를 10여분, 샤워실 문이 열리며 팬티만 입은 하 병장이 나왔다. 하 병장은 나를 보며 흠칫 놀라는 모습 이였다.
“왜.. 여기 서 계십니까?”
“어? 아... 저.. 그...”
하 병장의 물음에 난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아니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저.. 혹시 아까 그 일 때문이라면 괜찮습니다. 하하.. 제가 박상병인 줄 알고 그런거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어? 그..그래.. 어.. 그럼 난 이만...흐흠...”
난 떨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서둘러 내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는데 자꾸만 떠오르는 하 병장의 중요부위,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할수록 자꾸만 더욱 생각이 났다.
사관학교를 입학하기 전 20살이 되던 1월 달,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순결을 준 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자의 성기를 본 것 이였다. 그러니 대충 계산을 하자면 거의 5년 만에 보는 남자의 성기였다.
너무 오랜만에 봐서 익숙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너무 놀라서 뇌리에 깊게 박혀 버린 것일까, 하 병장의 성기가 너무 또렷하게 떠오르며, 그 놀라는 모습까지 같이 자꾸만 떠올랐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 밤, 정말 그런 밤 이였다. 끝없이 떠오르는 생각에 난 1시간을 넘게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언제 잠들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 상황, 얼마나 잠들었던 탓일까, 난 무의식중에 살짝 코까지 골아가며 깊게 잠든 상태였다. 그때 아주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누군가 내 몸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상태라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은 할 수 없었지만 분명 누군가 날 만지는 느낌 이였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한참을 내 몸을 만지던 그 손길은 어느새 티셔츠를 살짝 들어 올리고 안으로 들어온 듯 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체온, 이것은 꿈이 아닌 현실 이였다.
‘일어나야해..!’
하지만 그런 내 마음 속의 외침과는 달리 내 몸은 단 1cm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새 손은 내 브래지어를 맴맴 돌다 내 브래지어를 살짝 내릴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아..안돼..!! 제발 그만..!’
나의 그런 애타는 외침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브래지어를 맴돌던 손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내 브래지어 안쪽으로 접근해 들어왔다. 이제 조금만 더 들어오면 내 젖꼭지와 맞닿을 정도의 거리, 그 곳에서 더 이상 접근해 오지 않고 한동안 낯선 이의 손은 멈춰 있었다. 그리고 한참의 정적, 나도 그 낯선 이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지독한 정적을 깨트린 건 그 낯선 이였다. 드디어 결심을 한 듯 브래지어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는 손길, 부드러운 그 손길이 나의 젖꼭지에 닿았다. 순간 너무나 간지러운 느낌에 난 소리를 지르려다 가까스로 이를 악 물고 참았다.
낯선 이는 그런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가슴을, 특히 젖꼭지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조금씩 빠르게.. 그러다 어느 순간 내 가슴을 꽉 쥐었다 놓곤 했다. 한두 번 여자의 가슴을 만져 본 게 아닌듯한 노련한 손길, 난 간지러움을 넘어선 쾌감을 느끼며 아래쪽이 살짝 축축한 게 젖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 말도 안돼.. 이런 상황..!!’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낯선 이의 손길에 의해 이렇게 자극을 받고 있고, 거기에 내가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미 그것은 사실 이였다. 난 철저히 낯선 이의 손길에 무너져 내리는 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