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였을까? 나한테.. 대체.. 누가.. 설마.. 하 병장??! 설마...’
누구인지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찝찝한 상황, 난 뒤늦게 왜 일어나서 그 낯선 이를 제압을 하지 않았나 후회했지만, 이미 뒤늦은 상황 이였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얼마든지 일어나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던 것도 결국 나였으니..
난 뭔가 개운치 못한 씁쓸한 뒷맛을 다시며, 근무 나갈 준비를 하고 나왔다.
막사 밖을 나오니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는 하 병장의 모습이 보였다.
“나오셨습니까”
“어..그래..”
“근데 무슨 고민 있으십니까?”
“아니..왜? 그렇게 보여?”
“아니.. 그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계셨던건가 싶어서 말입니다”
“아..아냐.. 하 병장 들어오기 얼마 전에 깼어..”
“아..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하 병장”
“네! 말씀하십시오”
“혹시.. 내 방 주변에 누구 지나가는 거 못 봤어?”
“못 봤는데 말입니다. 무슨 수상한 인기척이라도 느끼신 겁니까?”
“아.. 아냐.. 그냥.. 뭔가 내 방 주위를 지나가는 소리에 깬 거 같아서, 내가 잘못 들었나 보지.
신경 쓰지 말고 담배 다 피웠으면 얼른 들어가서 자도록 해 늦었으니”
“네 알겠습니다”
난 하 병장이 뒤돌아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까 낯선 이가 뒤돌아 나가던 실루엣과 매치를 시켜보려 했지만, 어두운 상황에서 정신도 없이 본 실루엣과 비교를 하려니 알 턱이 없었다.
‘하.. 답답하네.. 하 병장은 아니겠지.. 그럼 대체 누가..!’
그렇게 그 날의 묘했던 상황이 지나가고, 난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또 했지만 알 수 없었다. 그 날 일어나서 그 낯선 이를 제압하지 않았던 것만을 후회할 뿐, 그리고 그 낯선 이는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내가 꿈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안 나타나려나.. 정말 내가 피곤해서 착각한 건가? 꿈이랑 현실을..??’
이제는 그 날의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혼동이 올 정도의 상황 이였다.
그렇게 내가 그 날의 상황을 추리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는 와중에 찾아온 막내 김 이병의 100일 휴가, 우리 모두 섬에 있느라 밖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휴가 때 밖에 없어서 다들 김 이병을 상당히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물론 그건 나또한 마찬가지였다.
“야.. 밖에 나가서 괜히 사고치지 말고, 알았지? 손 넣고 다니다가 헌병한테 걸리면 죽어. 특히나 서울역엔 잠복해 있는 헌병 새끼들이 많다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 하 병장님 말대로 사고치지 말고.. 그리고 알지? 부탁한 사제담배! 크크크”
“뭔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그래. 막내한테”
“정 소위님~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사제담배를 피워봅니까..흐흐. 저희도 휴가 나가면 다 사와서 후임, 고참들하고 나눠서 피고 그럽니다“
“으이구..이 꼴초들..”
“아..김 이병!”
“네! 하 병장님!”
“그.. 부탁한거 알지? 흐흐..”
“아..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