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배 출발한다. 얼른 타라”
“네! 다녀오겠습니다!! 충성!!”
김 이병이 배를 타고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우린 모두 부러움을 느끼며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아 근데 하 병장”
“네! 말씀하십시오”
“그... 뭘 부탁한다는거야? 아까 김 이병한테 한 말 말이야”
“아..아닙니다. 그런 게 있습니다..흐흐...”
“뭐야! 난 알면 안되는건가?”
“그게.. 남자만의 비밀입니다. 그냥 모른 척 해주십시오”
“지금 상관한테 말하지 않겠다는건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그냥 넘어가 주십시오!!”
“흠.. 알았어..!”
난 하 병장이 숨기려 하고 말을 돌리는 걸로 봐서 대충 눈치를 챘지만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갔다.
‘훗.. 뻔하군.. 포르노 잡지 같은 거겠군...’
그리고 그런 내 추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김 이병의 짧은 100일 휴가가 끝이 나고, 복귀한 날 난 경계근무를 마치고 들어와 곧바로 내무실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구석에 모여서 웃어대던 녀석들은 일사분란하게 무언가를 매트 안으로 숨기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담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거기 숨긴 게 뭐야?”
“아..숨긴 거라니..그런 거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눈에 다 걸려버린 상태, 난 뚜벅뚜벅 내무실 안쪽으로 들어가 매트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순간 좆 됐다는 표정의 녀석들의 표정, 난 녀석들의 표정에 실소가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으면서 숨겨진 물건들을 꺼냈다.
매트에서 나온 물건은 총 5권의 포르노 잡지였다.
“잘한다. 이런 걸 막내한테 심부름이나 시키고..”
“아..그게 저..”
“됐고..! 이게 다야?! 더 숨긴 거 없어? 나중에 더 나오면 뼈도 못 추린다”
“네.. 그게 다입니다! 진짜입니다”
“흠..알았어.. 이번은 그냥 넘어가주지”
“저..근데 그건..!”
“이거야 당연 압수지!! 어딜 군대에서 이런 걸..!! 군대에서 이런 물건도 취급가능 품목이라고 되어 있나?!“
“아..아닙니다.!!”
“그래.. 그냥 넘어가 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알 것이지. 그럼 쉬어!”
“네.. 들어가십시오..”
난 힘 빠진 목소리로 울상이 된 녀석들을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으며, 내무실을 빠져 나왔다.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잡지들을 하나하나 펴 보았다. 일본, 독일, 미국 등등 잡지들은 출신들도 다양했다.
“참.. 이런 게 뭐가 재밌다고 그러는건지...”
잡지들을 슬쩍슬쩍 넘기면서 보는데 정말 자극적인 사진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
완전히 벗은 상태의 사진들은 기본 이였고, 손으로 성기를 활짝 벌리고 있는 사진, 가죽 끈으로 된 옷을 입고 채찍을 든 사진 등등 정말 저질스런 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