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우월의식 '영계와 사귄다'
남자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 중에 영계라는 말이 자주 나오곤 합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대개 나이 어린 여자와 사귀는 것이 마치 훈장이라도 단 듯이 우쭐합니다. 나이 어린 여자와 사귀는 것이 남자의 능력과 같이 인식된 측면이 강합니다. 남성들이 느끼는 능력의 기준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연상녀와 결혼하는 커플도 많아져 예전과 같이 영계에 대한 환상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남자의 우월의식에는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 나이 어린 여자와 사귀거나 결혼하는 커플을 보면 부러워하는 남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오랜 남성주의 사회에서 학습되어 온 현상이기도 하고, 강한 남성의 상징으로 여겨진 측면도 있습니다.
19살 연하 여자와 결혼을 꿈꾸는 L씨
문득 L씨가 생각납니다. 자영업을 하는 L씨는 19살 연하의 여자와 동거 중에 있습니다. L씨는 이미 본처와 헤어지고 나이차가 심한 여자와 재혼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연예인 중에도 19살 나이차에 결혼해 잘 사는 부부도 있으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L씨가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L씨가 나이 어린 신부를 맞이하려 하는 것은 남자 친구들과의 우월의식도 작용하는 듯 합니다. 순탄치 못한 인생을 살았고 마지못해 결혼을 하게 됐지만 결혼 생활을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L씨는 이혼했고 인생을 허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L씨가 선택한 것은 친구들 보다 자신이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일종의 자격지심입니다.
그런데 남자가 어린 여자와 사귀거나 결혼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의 필요 충분 조건이 될 수 있을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L씨가 이혼한 여자도 나이차가 많은 여자였습니다. 친구들에게 영계라고 자랑했던 L씨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이 파경으로 끝난 것은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L씨가 19살 연하 여성과 결혼하려 하는 것도 불안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P는 이제 단순히 나이에 집착한 자신의 내면을 다시 관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사귀고 결혼하는데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사랑이 전제된 남녀 커플에게 나이가 핵심 조건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 사랑을 바탕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남녀 커플이라면 다른 조건들은 지나가는 이벤트일 뿐입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입니다. 여러분들은 소중한 사랑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