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 마님 댁에서, 머슴을 구한다는 소문이 났다.
일깨나 한다는 남정네들이, 다투어 가보았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새경(머슴의 1년 품삯)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였다.
한 건장한 총각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는
"새경을 한 푼도 받지 않을 터이니, 다만 저녁마다 초 두 자루씩만 주시오."
하는 말에 흡족해진 과부는 허락하였고, 이에 총각은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과부가 보니,
머슴이 저녁마다 목욕하고 방에 들어가는데, 머슴방에서는 항상 밤중까지 불빛이 환했다.
'저 머슴이, 뭘 하느라고 저러는가?' 하고 궁금해, 어느 날 밤 문틈으로 머슴
방을 엿보니, 머슴은 촛불 아래 벌거벗고 누운 채로,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서
양물을 주물러, 번쩍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어, 괴이한지고, 괴이한지고!"
하고 과부는,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왔으나, 눈앞에 머슴의 양물이 떠올라, 잠
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나가서 다시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기를, 하룻밤에도 서너 차례씩 엿보다가, 어느 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마침내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머슴방으로 쫓아 들어갔다.
"마님. 왜 이러시오? 내가 지금,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농사 잘되게 해 달라고, 치성을 드리는 판인데"
하고 머슴은 능청을 떨었다.
그러자 과부 마님은,
"아이고 총각, 농사고 뭐고 나부터 좀 살려 주게."
하며 촛불을 홱 불어 끄고는,
누워있는 머슴 위로 엎어져 버렸더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