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섹스심벌이었던 마릴린먼로는 자살 직전 정신과전문의에게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실제 그녀처럼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해 고민하는 여성이 상당수다. 전문가들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이 10~3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오르가즘은 ‘부풀어 오른다’는 뜻의 그리스어 ‘orgaein’에서 유래됐다. 성적 흥분이 고조돼 무엇인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느낌을 나타낸 말이다. 브로크하우스 대백과사전에서는 오르가즘을 ‘지극히 편안한 이완감을 동반하는 성욕의 절정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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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토리스와 주변조직의 해부학적 구조(출처: 네이버 건강) |
오르가즘을 느끼면 입술·귓불·가슴·비강 점막 등 발기능력을 지닌 모든 신체조직이 팽창된다. 피부표면혈관이 확장되면 얼굴과 목덜미에 홍조를 띠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음핵이 충혈되며 대음순이 열리고 외음부의 2/3 정도가 극도의 흥분상태로 부풀어 오른다.
오르가즘은 질 오르가즘과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으로 구분된다. 클리토리스는 고도로 민감하며 오르가즘을 이끄는 중요부위인 반면 질벽은 자극에 둔감한 편이다. 1976년 발표된 ‘하이트리포트’에 의하면 삽입만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70%에 달했다.
클리토리스(음핵)는 외음부 상부와 소음순 사이에 위치하며 총 8000여개의 신경섬유로 짜여져 있다. 크기와 모양은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일부 학자는 클리토리스의 극히 일부만 겉으로 드러나 있고 대부분 몸속에 숨어있으며 질벽의 대부분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클리토리스와 질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자극이 더해져 오르가즘에 이르기 쉽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지스팟(G-Spot) 또한 야동에 자주 등장하며 오르가즘의 핵심부위라고 알려졌다. 질 앞부분인 요도 입구에 자극을 매우 민감하게 느끼는 호두알크기 조직이 있다는 것. 하지만 미국 페이스대학 의학자 테렌스 하인스를 비롯한 다수 학자의 연구결과 지스팟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의 ‘사정’ 여부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사정으로 추정되는 분비물이 사실은 요도에서 배출됐다며 부정적 소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여성은 남성과 달리 한 번의 섹스 중에도 여러 차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단 상대가 신체적·정신적으로 만족감을 충족해야만 클리토리스가 작동, 오르가즘을 촉발할 수 있다. 성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의 오르가즘능력은 점점 증가해 가임기를 벗어날 무렵 최고조에 도달한다.
아직도 많은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해 흥분한 척 연기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고 흥분포인트를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오르가즘에 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서로에게 조금만 더 당당하고 솔직해지자.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