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체중 감량제 위고비의 공통 약물인 세마글루티드가 췌장염 위험을 낮춰준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약이 췌장염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문 내용과 배치되는 연구결과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뉴욕주립대 버팔로(SUNY 버팔로)의 마흐무드 나사르 책임연구원(내분비학‧당뇨‧대사)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나사르 연구원은 지금까지 의사들은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글루카콘유사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티드를 처방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약의 처방 정보는 이런 잠재적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급성 췌장염 재발 위험을 감소시켜 이전의 우려에 도전하고 효과적인 질병 관리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는 안전성과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고 말했다.
나사르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췌장염 병력이 있는 63만8000명 이상의 환자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환자들은 15개국에 걸쳐 위치해 있었지만 주로 미국 출신이었다.
연구진은 당뇨병과 비만을 위해 세마글루티드나 다른 약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얼마나 많은 환자가 다시 췌장염에 걸렸는지 추적했다. 다른 약으로는 포도당이 신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아 혈당 수치를 낮추는 ‘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2(SGLT2)’ 억제제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돕는 DPP4 억제제가 포함됐다.
세마글루티드를 복용한 환자의 약 15%가 췌장염의 재발을 겪었다. 이는 SGLT2 억제제 복용군의 24%, DPP4 억제제 복용군의 23%, 이들 약물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의 거의 52%가 췌장염의 재발을 겪은 점과 비교했을 때 췌장염 재발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나사르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환자, 특히 급성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는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지에 발표되기 전까지는 잠정적인 것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