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전보다 훨씬 정확하게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소형 전자센서’를 개발했다. 센서를 사용할 경우 병원 수면센터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져, 진단이 훨씬 쉬워진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숨쉬기를 멈추는 질환으로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체내 산소량이 감소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고혈압이 생길 수 있고, △뇌출혈 △뇌경색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합병증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다만, 자는 중에 발생해 자가진단이 어렵고 검사를 받으려면 수면센터나 병원에서 여러 센서를 부착하고 자야 했다. 또한 국내에서 이 검사가 1년에 1회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이용이 제한적이었단 점도 한 몫 했다.
이에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수면무호흡증을 높은 확률로 진단할 수 있는 전자기파 기반의 작은 센서를 개발했다.
이용 방법은 해당 기기를 복부(배꼽 위)에 붙인 뒤 스마트폰과 연동해 자는 동안 수면 상태를 관찰한다. 기기 내부에는 레이더가 내장돼 숨을 쉬면서 배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호흡이 일정한지를 확인한다. 배의 움직임이 멈춘 상태는 수면 중 호흡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규정, 시간과 횟수를 기록하는 원리다.
수면 중 호흡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과·저호흡과 코를 얼마나 심하게 고는지도 함께 기록된다. 이 기록을 토대로 인공지능(AI)이 수면 질을 점수로 평가한다. 이때 수면무호흡 여부도 함께 나온다. 이 병을 판단하는 기준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을 하지 않은 상태가 여러 번 지속되는 것이다.
변 교수는 “이 기기는 수면 중 숨을 멈추거나 코를 골 때 배에 진동을 줘 자세를 바꾸도록 유도해, 막힌 기도를 뚫어 숨을 다시 쉬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며 “이외에도 잠드는(입면) 시간, 한 쪽으로 얼마나 자는 지, 얼마나 뒤척이는 지 등을 레이더로 파악할 수 있어 수면 질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기 정확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 대학병원 수면센터와 협력해 이 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거나 (의심돼 병원을 찾았지만) 받지 않은 내원자 총 4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방식은 참여자에게 해당 기기를 처방해 나온 결과를 실제 처방 결과와 비교하는 식이다.
이때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이 있는 환자에게 증상이 있다고 말하는 ‘특이도’와 이 병이 없는 사람에게 없다고 말하는 ‘민감도’ 총 두 가지를 검증했다. 그 결과, 기기를 통해 나온 결과와 실제 병원 처방 결과는 91% 이상 유사했다. 다시 말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게 병이 있다고 진단하고, 없는 사람에게 없다고 진단할 확률이 90% 이상이었다는 셈이다.
변 교수는 “연구는 실험실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실제로 상용화돼야 과학기술의 가치가 창출된다”며 “앞으로도 우리 연구의 목표는 첨단 바이오 센서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승인과 전자파 인증을 거쳐 현재 시판 중이다. 모델명은 ‘숨이랑(Soomira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