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발병하고 난 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학 연보(Annals of Neurology)》에 발표된 핀란드 투르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종전 연구는 카페인이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파킨슨병 환자의 혈중 카페인 농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커피 찌꺼기에 들어있는 ‘카페인산 기반 탄소양자점(CACQD)’이란 물질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해준다는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 카페인 섭취가 파킨슨 증상의 핵심 호르몬인 도파민을 사용하는 뇌의 능력을 무디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인 섭취량이 많은 환자는 카페인을 적게 섭취한 환자에 비해 도파민이 뇌 수용체와 결합하는 능력이 8~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투르쿠대의 발테리 카시넨 교수(신경학)는 “카페인이 파킨슨병의 위험을 줄이는데 특정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높은 카페인 섭취가 이미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도파민 체계에 아무런 이점이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또 “높은 카페인 섭취가 운동 기능 개선 등 질병 증상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파킨슨병은 뇌 화학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신경세포가 죽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의 감소된 수준은 결국 떨림, 근육 경직 및 균형 및 조정 장애를 포함하여 질병과 관련된 움직임 문제를 야기한다.
연구진은 163명의 초기 단계의 파킨슨병 환자와 40명의 건강한 사람의 뇌를 스캔해 그들의 뇌 내 도파민 패턴의 변화와 그들의 개별 카페인 섭취량을 비교 분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의 도파민 기능의 감소가 카페인 섭취로 인해 더 많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보다는 도파민 결합의 감소는 카페인이나 다른 각성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연구진은 부연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na.2695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