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성’은 아직 금기시된다. 아이가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예요?” 하고 물어보면 "학이 물어다 주지"라고 말할지언정 제대로 대답해줄 수 있는 어른은 없다.
하지만 ‘요새 애들’은 조금 다르다. 어디 ‘모텔’ 같은 데를 가느냐고 호통을 치는 어른들에게 “뭐가 어때!”라고 외칠 수 있으며, 대학가의 모텔촌은 밤낮과 계절을 가리지 않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처럼 20대들의 성 관념은 이전보다 확실히 개방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 우리는 일부 20대들의 성 관념이 전반적으로 왜곡되어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Scene 1 "암이랑 콘돔이 무슨 상관이죠? 피임약이 그렇게 안 좋나요?"
▲페이스북 페이지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한 학우의 질문
위 글은 페이스북 페이지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업로드되었다가 뭇 여학우들의 지탄을 받은 게시물이다. 이는 일부 젊은 층의 부족한 성 지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콘돔은 피임뿐만 아니라, 성병 예방에도 그 목적이 있다. 어지간한 성 접촉성 질환은 콘돔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역시 콘돔이 완전한 예방법은 될 수 없으나 그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과 같은 질환은 그 매개체가 남성이기 때문에 '콘돔 사용으로 남성에게만 피임의 의무를 지운다'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콘돔 미사용으로 남성 역시 여성으로부터 성병을 옮을 수 있다. 따라서 양쪽 모두를 위해 콘돔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임약은 경구피임약과 사후피임약으로 나누어지는데, 이 중 말 그대로 성관계 후에 복용하는 사후피임약은 경구피임약 성분의 10~20배의 고용량으로, 복용 시 몸에 출산만큼 큰 충격을 준다.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경구피임약은 월경전증후군의 치료 등 다른 목적으로도 사용될 만큼 사후피임약보다 그 부담이 훨씬 덜하지만, 여전히 출혈, 두통, 자궁경부암, 그리고 혈전증까지의 부작용이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병력에 따라 복용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꺼리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 때문에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로 남성의 일방적인 강요 하에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나의 잘못된 성 지식으로 인해 고통받을 상대방이 있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우리는 성에 눈을 뜨기 전, 올바른 성 지식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