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 식단이 비만 등을 막을 뿐 아니라 폐암, 특히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폐암 유발 요인으로 흡연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른 생활습관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최근 《영양, 건강 및 노화(Nutrition, Health and Aging)》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5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조사 결과 저지방 식단이 폐암 위험을 낮추고 고지방 식단은 흡연자의 폐암 발병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1993년 11월부터 2001년 7월 사이 참가자를 모집해 총 9만8,000명 이상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식단의 지방 량이 가장 적은 사람들의 폐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과 비교해 24% 낮았으며 특히 흡연자의 폐암 발병 위험을 29%나 낮춰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화지방이 많은 식단을 섭취한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35% 증가했으며 특히 소세포 폐암의 발병 가능성이 두 배나 껑충 높아졌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 등 병리조직학적 기준에 의거해 암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 폐암과 작지 않은 비소세포 폐암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폐암의 80~85% 정도는 비소세포 폐암이다.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흡연자에게 영향이 더 큰 이유까지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로 흡연자가 지방까지 많이 섭취하면 흡연의 영향과 지방이 미치는 해악이 더해져 건강이 크게 나빠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포화지방이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이나 고도 불포화 지방이나 단일 불포화 지방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흡연자에게 지방을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보다 ‘저지방 식단’을 권장할 근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포화지방은 체내 염증을 일으키고 만성 염증은 모든 유형의 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잠재적인 결함이 많은 전향적 관찰 연구였다는 사실은 한계점으로 꼽혔다. 저지방 식단과 폐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대조군과의 비교 분석 등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암은 기관지와 기도 또는 폐 조직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말하며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암 관련 사망의 20%를 차지한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지만 비흡연자에게서도 15~20% 비율로 폐암이 발생한다.
3주 이상의 지속적인 기침, 재발성 흉부 감염, 피가 섞인 기침,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이유가 없는 피로감, 가슴 통증, 이유 없는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폐암은 조기에 진단할 수록 예후가 좋은데 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초기, 혹은 국소 병기일 때 진단을 받으면 5년 동안 생존 확률이 65%에 이른다. 이미 신체 다른 부위로 전이된 이후 진단을 받으면 5년 생존 확률은 9%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