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야채를 씻어서 먹듯 달걀도 세척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달걀 겉면에 묻은 이물질과 세균을 없애기 위해 헹궈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조리 전 흐르는 물에 달걀을 씻은 뒤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달걀은 물에 씻으면 오염 물질에 더 취약해진다. 달걀의 가장 바깥쪽에는 외부 세균으로부터 달걀을 보호하는 큐티클층이 있다. 물에 씻으면 큐티클층이 파괴돼 세균 등 오염물질이 달걀 안으로 스며들 수 있다. 달걀 내부의 흰자와 노른자의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달걀 껍데기가 심하게 지저분하다면 물로 씻기보다 깨끗한 마른행주로 살살 닦는 게 좋다. 이후 행주는 별도 세탁이 필요하다. 달걀을 닦은 행주에는 살모넬라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이 행주가 싱크대나 조리도구 등에 닿으면 교차오염으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살모넬라 식중독의 주된 원인은 달걀로 조리한 음식(계란말이·지단 등)으로 달걀 껍질을 만지거나 달걀물이 묻은 손으로 다른 식재료 등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달걀을 올바르게 보관하려면 달걀의 뾰족한 부분(첨단부)이 밑을 향하도록 두고 비교적 둥근 부분(둔단부)은 위로 둔다. 달걀 껍데기에는 최소 7000개 넘는 기공이 있어 껍데기 안팎으로 공기가 드나든다. 이 기공은 첨단부보다 둔단부에 많기 때문에 둔단부가 아래에 위치하도록 두면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세균 번식 등 위험이 있다
달걀을 냉장고 안쪽에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냉장고 문쪽의 달걀보관함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문을 여닫을 때마다 달걀이 흔들리면 알끈이 풀릴 수 있다. 달걀의 내부 구조를 유지하는 알끈이 망가지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냉장고 입구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실외공기가 많이 닿는 곳으로 온도가 쉽게 올라가 품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냉장고 온도를 3~4도로 설정 시 문쪽은 6~9도까지 올라간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달걀 보관의 적정 온도는 5도 밑인 0~4도로 맞추는 게 좋다. 7~8도가 넘으면 살모넬라균 번식 위험이 높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달걀을 17도에 보관 시 17일 만에 품질이 떨어졌다. 식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반면 5도에 보관한 달걀은 106일, 즉 3달 정도 보관해도 신선도에 큰 변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