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 샤워커튼을 단 집이라면 재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PVC를 사용한 사워커튼이 유해물질을 방출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최근 난방 및 배관용품 전문업체 플럼네이션(PlumbNation)의 전문가들이 PVC(polyvinyl chloride)로 만든 샤워 커튼의 위험성을 알린 내용을 전했다. PVC는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데다 값도 싸서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유연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다양한 첨가제가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PVC가 열과 습기에 노출될 경우 공기 중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프탈레이트, 유기주석, 다이옥신 등 기타 유해한 화학물질을 방출해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대표적으로 4가지 문제를 들었다.
첫 번째는 호흡기 문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호흡기를 자극해 천식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피부 자극이다. 해당 업체 대변인은 PVC로 만든 샤워 커튼과의 직접적 접촉이 피부 알레르기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호르몬 불균형이다. 프탈레이트가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잠재적으로 난임이나 아동의 발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이옥신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PVC 보다는 PEVA나 EVA와 같이 저렴하지만 유해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소재로 만든 샤워 커튼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또한 욕실은 습기가 차지 않도록 환풍기를 설치하거나 문을 열어두고, 자주 청소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2008년 미국의 환경단체 CHEJ(Center for Health, Environment & Justice)는 PVC로 만들어진 샤워 커튼에서 108가지의 유독성 물질이 방출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는 이러한 화학물질이 간과 중추신경계, 호흡기, 생식기관에 손상을 줄 뿐 아니라 발달 장애를 일으키는 등 다양한 건강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화학물질은 PVC 샤워 커튼의 포장을 뜯어 걸어놓은 지 28일이 지난 후에도 공기 중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 환경시민단체들은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PVC 샤워 커튼을 매장에서 퇴출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