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폐경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피토케미컬로 알려진 식물 영양소의 한 종류다. 인체 내 에스트로겐과 구조적 또는 기능적으로 성질이 유사하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폐경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폐경기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안면홍조 개선
폐경기에 접어든 서양 여성은 70~80%가 안면홍조 증상을 호소하는 데 비해, 동양 여성은 10~40%만 안면홍조를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콩 요리를 많이 먹는 동양 여성이 서양 여성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으로 본다. 북미폐경학회 역시 가벼운 안면홍조에 대두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거나, 이소플라본 제제를 복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효과가 어느 정도 발현되는지는 연구 결과마다 차이가 심해서, 어느 정도를 복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비뇨생식기계 질환 예방
폐경 후 여성의 10~40%가 질, 방광, 요도 등 비뇨생식기계 위축을 경험하는데, 주요 증상은 건조감과 가려움증이다. 방광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분포돼 있으며, 에스트로겐은 방광과 요도의 상피세포 증식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두나 아마씨, 승마를 섭취하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질벽 상피세포 증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의미 있는 효과가 없다는 결과도 있다.
골다공증 예방
한국·중국·일본 등 동양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골 소실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골소실 예방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반대의 연구보고도 있으므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다.
인지 기능 저하 예방
기억력 저하는 폐경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들어 있는 콩 섭취와 인지 기능에 관한 연구 결과, 전두엽 기능이 향상되고 단기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장기 기억력과 집중력 등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혈중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섭취한 폐경 여성은 섭취하지 않은 폐경 여성에 비해 총 콜레스테롤과 몸에 해로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중성지방은 각각 11.3~12.9%, 9.3~22%, 10.5% 감소했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22%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콩 단백질을 하루 25g 이상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콩을 꾸준히 섭취하면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내인성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서 중성지방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폐경기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일관성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식품 속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 정보가 정확하지 않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동일하게 섭취해도 사람마다 대사 상태·소변 배설량 등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정윤지 교수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호르몬 대체요법보다는 효과가 적지만, 위약군(가짜약을 먹은 군)보다는 안면홍조 완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명확하게 결론낼 만한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