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안 마셔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그 것이다. 탄수화물, 포화지방 과다 섭취에 운동 부족이 원인이다. 지방간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간암,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멀리 한다고 간 건강을 확신하면 곤란하다. 비알코올 지방간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50세 미만 여성의 난소암 살폈더니… 비알코올 지방간도 관련
지난달 열린 2024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는 여성은 50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젊은 난소암’ 위험이 높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비만 여성이라도 비알코올 지방간이 없다면 난소암의 위험이 높지 않았다. 반면에 비알코올 지방간 여성은 비만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 난소암 위험이 증가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고열량 음식 섭취-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이면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분류한다.
2023년 12월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난소암은 2021년에만 322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 가운데 50대 미만인 40대는 17.8%를 차지했다. 50대 28.7%, 60대 20.5%였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난소암의 가장 위험한 원인은 배란 관련이다.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등 일생에서 배란기가 긴 경우 난소암 위험이 높다. 미혼 여성, 난임 여성도 난소암 위험이 증가한다. 난소암의 5~10%는 유전적 성격이 있다. 어머니나 자매가 난소암에 걸린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지방간 가볍게 봤더니… 간암, 대장암, 유방암 위험 높다
흔한 지방간이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간은 아파도 통증이 없어 더 위험한 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 있다. 지방간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암 위험이 16.7배, 대장암 2배, 유방암 위험이 1.9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대장암, 유방암 위험까지 증가하는 것은 과도한 열량 섭취-운동 부족-비만 등이 지속적인 염증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빵, 고기 비계 자주 먹었더니… 살찌고 간에 지방 많아져
술을 안 마셔도 지방간이 발견되는 경우 비알코올 지방간이 대부분이다. 정제 탄수화물(빵, 면 등)과 고기 비계(삼겹살, 내장 등) 등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긴다면 비알코올 지방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운동 부족도 원인이다. 비만인 경우 60~80%가 비알코올 지방간이 같이 있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염-간경변증-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 빼면 간 수치 좋아진다… 채소 등 열량 낮은 음식+운동이 도움
몸무게의 5% 정도만 빼도 간 수치가 호전되고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인슐린 저항성도 좋아질 수 있다(질병관리청 자료). 과식을 피하고 채소 등 저열량 음식을 더 먹어 몸에 쌓이는 열량을 줄여야 한다. 채소-해조류에 많은 식이섬유는 몸속에서 중성지방-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몸에 들어온 열량은 운동으로 써야 지방으로 쌓이지 않는다. 걷기 등 중간 강도(대화 가능 수준)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하는 게 좋다. 근력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비알코올 지방간도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